세관통관 사칭 사기 기승…인천공항세관, 피해 방지 요령 안내
사기 의심땐 송금 전 세관 문의해 사실 확인
개인 계좌로 관세·통관수수료 요구 안해
입국시 세관 조사 목적 장기간 구금 없어
30대 후반 남성 A씨는 올해 1월 SNS를 통해 수개월동안 교제해 온 주한미군과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던 어느날, A씨는 결혼 준비를 위해 필요한 돈과 예물이 든 가방을 한국으로 발송했는데 세관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다.
A는 통관수수료 300만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무심코 송금했다. 또다시 추가로 1천만원을 더 달라는 요구를 받은 A는 그제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세관에 문의했고, 사기는 막을 내렸다.
세관 통관을 빙자해 세금이나 통관 수수료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로맨스스캠'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로맨스스캠이란 로맨스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친분을 쌓은 후 돈을 가로채는 금전사기 수법을 말한다.
인천공항세관은 최근 물품이 세관에 압류됐는지 확인하려는 민원인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며 로맨스캠 피해를 막기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9일 밝혔다.
로맨스스캠은 주로 파병군인, 종교인 등 특정 직업군을 사칭해 접근한 다음, 외화 또는 금괴를 한국으로 보냈으나 세관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며 통관 수수료를 요구하는 유형을 보인다.
40대 후반 남성 B씨는 올해 5월 페이스북을 통해 캐나다 출신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C씨를 알게 됐다. C씨는 퇴역 후 한국에 병원을 세우기 위해 금괴 18kg를 보냈는데 세관에 이틀 넘게 붙잡혀 있다는 명목으로 통관비용 600만원을 B씨로부터 송금받아 가로챘다.
70대 남성 D씨는 가나에 거주하는 종교인과 1년간 카카오톡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D씨 역시 지난달 D씨와 함께 할 국내 복지 투자를 위해 3천500만달러와 금괴 60kg이 든 가방을 한국에 보냈는데, 세관 통관 과정에서 막혀 통관 수수료가 필요하다는 수법에 속았다.
D씨는 1차로 2천900달러, 2차로 1천만원을 송금했는데도 계속해서 돈을 요구하자 의심이 들어 2명의 동행인과 함께 세관에 방문한 후 금전사기를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인천공항세관은 물품사기로 인한 피해는 다른 보이스피싱과 달리 피해구제를 받기가 어렵고 가해자가 주로 외국에 거주해 처벌이 어렵다며 피해 방지 행동요령 및 대처법을 안내하고 철저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수입물품 통관 관련해 사기가 의심되면 송금하기 전에 반드시 세관에 문의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송금했다면 즉시 사이버안전지킴이 또는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SNS나 메신저로만 연락하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돈을 요구하면 송금하지 말 것과 개인 명의 계좌로 세금이나 통관 수수료를 입금하라고 요구하는 수법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세관은 개인 계좌로 세금이나 통관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돈이나 금괴 등이 세관에 유치됐다며 통관 관련 비용을 요구하는 수법에 대해서도 외화를 국내 반입시 신고하면 벌금이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수입물품 통관 관련해 사기가 의심되면, 택배로 부쳤다고 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택배 운송장번호를 요청해 물품을 조회해 봐야 한다. 국제택배 조회는 관세청 누리집 내 '해외직구 여기로' 메뉴에서 해외직구 통관정보조회, 수입화물진행정보 순으로 들어가 운송장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사람이 가져왔다고 하는 경우는 세관에 문의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인천공항세관 여행자통관1·2과에 문의하면 되는데, 이때 공항, 터미널, 출구 정보 및 인적 사항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세관은 “앞으로도 신종 사기수법과 대처방법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유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범죄조직을 검거하는 등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사기범죄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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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SNS를 통해 알게 된 누군가가 외국에서 국내로 보낸 물품의 통관과 관련한 금품을 요구한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사전에 세관으로 문의해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