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반도체 품목분류(HS) 표준해석지침 발간
한해 수출 20% 점유 반도체…국가마다 품목분류 달라 사후추징 리스크↑
국내 반도체 산업군과 공동작업, 258종 반도체 품목분류 기준 제시
우리나라 한 해 수출의 20%를 차지하며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 물품의 정확한 품목분류(HS) 기준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책자가 발간됐다.
품목분류는 관세당국의 수출입 허가·승인은 물론 원산지 판정의 기준이 되고, 더 나아가 관세율과 세액을 결정하는 등 핵심업무로, 최근 경기둔화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확산하면서 품목분류가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가 간에 다른 품목분류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우리기업이 상대 관세당국으로부터 거액의 관세를 추징당하거나 수출물품 통관이 장기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 중이다.
HS국제분쟁센터 접수기준으로 품목분류 국제분쟁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의 추징 예상세액은 지난 2020년 109억 원에서 2021년 568억 원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5천183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술변화가 빠른 최첨단산업에선 품목분류 기준이 모호해 국가 간 해석 차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관세청은 24일 반도체 산업 제품군(소재·부품·장비) 258종의 품목분류 기준과 반도체 산업의 최신 기술 동향을 담은 ‘반도체 품목분류(HS) 표준해석 지침’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품목분류 지침은 관련 기업 및 협회 등의 긴밀한 협력과 공동 노력으로 이번에 발간됐으며, 앞서 관세청은 핵심 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디스플레이와 올해 1월 이차전지 등 주요 수출 산업별 품목분류 지침서를 발간한 바 있다.
발간된 반도체 품목분류(HS) 표준해석 지침서는 1부와 2부로 구성돼, 1부에서는 실제 거래되는 제품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 공정별 원재료·부품·장비 258종에 대한 품목번호와 해당 물품별 사진 및 상세설명을 수록하는 등 품목분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기술자료집인 2부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신경망처리장치(NPU 인공지능의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에 최적화되어 개발된 프로세서) 등 최신 반도체 정보와 동향, 반도체 발전 과정과 생산공정, 전문용어 등을 시각자료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이번 책자발간을 계기로 반도체 수출기업은 정확한 품목분류와 세율정보를 확인해, 관세부담 등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현지 관세당국으로부터의 사후관세 추징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국가적으로도 품목분류와 관련한 비관세 장벽에 적시 대응하는 등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과 함께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도 효율적인 관리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윤선덕 관세평가분류원장은 “이번 지침서 발간으로 불명확한 품목분류에 대한 관세추징 예방과 신속통관 등 반도체 수출 지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품목분류와 원산지 등 해외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