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마감된 제37회 세무사시험 응시자가 서울지역에서만 7천명을 넘었으며 이 중 10년이상 경력자만 1천5백명이상이 된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다.
물론 1천5백명 중에는 퇴직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정확한 분석은 어렵겠지만 이를 23개 관서로 나눠 볼 경우, 관서당 시험응시자는 평균 65명에 달한다.
결국 응시자 중 재직자와 퇴직자를 50%로 가정해도 재직공무원의 지원현황은 한개 관서당 평균 30명이 넘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밤낮으로 눈치를 보고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도 세무사자격 획득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가 하는 데 있다.
응시자 중에는 그동안 실무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전문자격증을 취득해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국세청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신지식인으로 인정받아 각종 인센티브를 받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부에게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비하고자 하는 준비차원의 성격일 수 있다.
또 상당수 퇴직자들이 이에 포함되겠지만 자격증 취득후 개업을 통해 안정된 생계터전을 마련해 보다 자유롭고 윤택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응시생이나 장차 세무사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은 더이상의 公職생활이 자기인생의 희망이나 비전을 담보해 주지 않는다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세무대리 업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 동안 이뤄 놓은 기반마저 송두리째 날려 버릴 수 있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으나, 가정의 행복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은 자격증을 하루라도 빨리 취득해 개업하는 길이 상책”이라는 게 상당수 응시자들의 공통된 지원배경이었다.
직업선택과 거주이전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자유민주국가에서 이들의 시험응시를 나무라거나 시비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쇼생크 탈출이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깝고 참담한 생각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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