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 현상이겠지만 조직개편이후 법인의 고유업무인 서면분석이나 자료처리는 요즘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그저 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신고서 입력과정과 사업자등록증 신청서에 오류여부를 찾아내는 일만으로도 하루해가 모자랄 지경입니다.”
-P某 세원관리과장.
요즘 만나는 일선 관계자마다 조직개편이후 세원관리상의 문제는 물론 업무분장 재조정 등 새 조직운용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말을 異口同聲으로 하고 있다.
조직개편 초점이 당초 기대했던 효율성과 생산성 보다는 비리예방을 통한 투명성 제고에만 맞춰지다 보니 세원관리상 많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정할 수단은 물론 세무공무원으로서 자긍심과 의욕까지 상실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종전 한개과에서 하던 업무를 한개系에서 처리하다보니 1인당 업무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실무능력이 거의 없는 초보직원과 기능직 여직원은 물론 軍입대예정자까지 TO에 맞추다 보니 업무의 효율과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체납세금 징수를 위한 독촉장 발급과 체납자 관리카드까지 작성해 넘겨주는 것까지도 세원관리과에서 한다는 것은 업무분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사무처리규정에 明示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주사재기외에는 일체의 외부 출장을 금지하다 보니 이를 악용한 자료상이나 무자료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고 稅政특성상 사후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어 세법질서가 더욱 무질서해질 가능성이 많다는 설명이다.
일견 타당성도 있어 보이고, 또한 일부 종전의 기득권 상실이나 인사불만에서 오는 불평으로도 들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특정인 한두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의 일선관리자들이 이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소리를 수구적이라든가 반개혁적 혹은 관리자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사람으로 치부해 질책할 것이 아니라 때 이른 감은 있지만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고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가'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철저히 점검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車包떼고 장기를 둬 이기라고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과 너무 성급해 탈이라는 정반대의 의견이 혼재된 현실이 마치 요즘의 안개정국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