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영국) 레전드의 일원으로 올드 트래포드에 다시 선 박지성이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박지성은 14일 밤(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레전드 매치에 선발 출장해 45분을 소화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맨유 소속으로 205경기를 뛰며 27골 26도움을 기록한 박지성은 폴 스콜스, 에드윈 판데르 사르 등 영광의 얼굴들과 그라운드에서 조우했다. 드와이트 요크, 앤디 콜 등 레전드 선배들과도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중앙 미드필더의 임무를 맡은 박지성은 현역 시절 못지않은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팀 내 최연소인 터라 쉬엄쉬엄 뛸 분위기도 아니었다.
박지성은 전반 13분 공간 침투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2선에서 넘어온 패스를 잡아 요크에게 내줬다. 요크의 슛이 빗나가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전반 21분에는 퀸튼 포춘의 땅볼 크로스를 왼발 슛으로 연결하며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던 박지성은 1-1로 맞선 전반 39분 득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측면에서 올라온 포춘의 크로스에 정확히 머리를 갖다 댔다.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간신히 쳐낸 것을 요크가 달려들며 골망을 갈랐다.
최초 박지성의 골로 기록했던 맨유는 추후 요크의 득점으로 바로 잡았다. 맨유는 트위터를 통해 "다시 보니 두 번째 골은 요크가 넣은 것 같다. 박지성에게는 미안하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전반 44분 앤디 콜의 골을 도운 뒤 후반 시작에 앞서 교체됐다.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두 클럽의 레전드 매치에는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현 크로아티아 대표팀 감독인 니코 코바치는 뮌헨 레전드로 나섰다. 로이 마카이가 최전방을 책임졌고 박지성과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마르크 반 봄멜 역시 모처럼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에서는 맨유가 뮌헨의 추격을 4-2로 따돌렸다. 루이 사하와 요크, 앤디 콜, 예스퍼 블롬크비스트가 릴레이 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독일 원정에서 3-3으로 비긴 맨유는 합계 7-5로 레전드 매치의 최종 승자가 됐다.
한편 현역 시절 대표적인 유리몸으로 명성을 떨쳤던 사하는 이날 전반 도중 부상으로 중도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