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아 등록 취소된 변호사들이 일정 기간 경과 후 다시 등록하더라도 이전의 중범죄에 대한 정보를 의뢰인이 열람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현행 변호사법 개정에 나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협은 지난달 27일 변호사의 징계 내역 공개를 규정한 변호사법 98조5의 3, 4항에 대한 개정 요청 의견을 법무부에 송부했다.
해당 조항은 대한변협 징계위원회가 특정 변호사에 대해 징계처분을 할 경우 해당 내용을 대한변협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의뢰인이 자신이 선임하고자 하는 변호사의 징계정보 열람·등사를 요청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이를 제공토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해당 조항의 시행령에는 영구 제명 및 제명 처분을 받은 변호사는 3년, 정직 처분을 받은 변호사는 1년, 과태료 처분은 6개월, 견책 처분은 3개월로 징계 내역 공개 기간을 정하고 있다. 또 의뢰인이 요청할 경우 영구 제명 및 제명 처분을 받은 변호사는 10년, 정직 처분은 7년, 과태료 처분은 5년, 견책 처분은 3년 동안 징계 내역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중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돼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 이들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일단 대한변협에 징계개시 청구가 된 변호사라도 해당 사건으로 형사재판에 회부될 경우 재판 확정시까진 징계절차가 중단되는데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변호사법상 변호사 결격사유에 해당돼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다.
대한변협 징계위원회는 해당 변호사가 등록취소로 변협 회원 지위를 잃게 되면 징계청구를 각하해야 한다.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이 경우 해당 변호사의 등록취소 등에 대한 정보를 대한변협 홈페이지에 공개하거나 의뢰인에게 제공할 법적 근거가 없다.
같은 등록취소라도 회칙 위반 등 형사소추가 되지 않는 비위행위 또는 벌금형이 선고된 비위행위로 '제명' 처분을 받은 경우 징계처분과 함께 등록취소가 이뤄져 '징계'를 근거로 온라인 정보공개나 의뢰인의 관련정보 열람·등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중범죄의 경우 곧장 등록이 취소된 탓에 등록취소 전 '징계처분'이 내려지지 않은데다, 범죄 행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근거가 없게 된다. 이 경우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 후 2~5년이 지나 다시 변호사 등록을 하더라도 해당 변호사의 과거 비위 내역을 확인할 방법조차 없다.
결국 가벼운 비위 행위를 저지른 변호사에 대해선 대한변협 홈페이지에 정보가 공개되는 반면, 중범죄를 저지른 변호사의 경우 해당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변호사 직무와 관련해 2회 이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영구제명'을 통해 영원히 변호사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금고 이상의 형을 1회 확정 선고 받은 경우 변호사 재등록이 가능한데다, 징계 없이 바로 등록취소가 되기 때문에 의뢰인이 비위 관련 정보를 얻을 방법 또한 없다.
이에 따라 대한변협은 개정안에서 홈페이지에 공개하거나 의뢰인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에 징계뿐만 아니라 등록취소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온라인 공개 기간 및 의뢰인 정보 제공 기간은 기존 '영구제명'에 준하는 3년과 10년이다.
대한변협의 변호사법 개정 요청 의견서는 현재 법무부 내 주관부서인 법무실에 계류돼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의견서가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긴 이르다"면서도 "의견서 내용을 잘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창우(61·사법연수원 15기) 회장은 "법률소비자는 자신이 선임할 변호사가 어떤 비위행위를 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도 현 제도에선 오히려 무거운 비위행위를 저지른 변호사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며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법 개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