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민간단체인 한중문화청소년센터(미래숲)는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함께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쿠부치 사막에 1만1천㏊의 녹지를 만드는 '한중우호 녹색생태원'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키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18일 환경ㆍ생태ㆍ조경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사업은 사막 주변에 황허(黃河) 지류가 흘러 녹지를 복원할 가능성이 적지 않으나 토질 현황과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해 중국 학자들과 오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과제는 토양과 물에 대한 연구다.
사막은 수분 증발이 빨라 땅에 소금 성분이 많은데, 넓은 땅에 녹지조성 정책을 세우려면 매월 강수량에 따라 각 지역의 모래 속 염분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자원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
쿠부치 사막은 300여년 전만 해도 숲이 울창한 곳이라 지하수 자원이 아직 풍부한 편이지만, 대규모 녹지를 만들고자 무리하게 물을 뽑아 쓰면 인근 지하수가 급격히 고갈될 위험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이 사업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는 한 환경학자는 "황허 지류에서 물을 끌어 쓰면 인근 하류 지역에 어떤 생태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래숲과 공청단은 녹지가 완성되면 사막화로 마을을 잃은 주민을 위해 주거지를 만들고, 사막 녹지를 주제로 휴양시설도 지어 수익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쿠부치 사막 서쪽에 이미 일본 학자가 조성한 녹지 파크인 엔거베이(恩格貝)가 있어 치밀한 계획이 없으면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사업 현장을 답사한 서울대 환경대학원 성종상 교수(환경조경학)는 "엔거베이는 물이 풍부했던 사막 주변 땅에 만든 곳이라 사막 가운데 조성하는 생태원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사막이란 주제를 잘 포장해 외부 관광객을 어떻게 많이 유치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숲과 공청단은 사막화(Desertification)를 억제하고 황사를 줄이고자, 민간 기금을 유치해 쿠부치 사막의 남북을 횡단하는 길이 18㎞의 띠 모양 녹지인 '한중우호 녹색장성'을 올해 내로 완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