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경선대책본부 해체' 초강수

2007.09.21 11:50:51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孫鶴圭) 후보가 칩거 사흘만인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대책본부 해체 등 '극약처방'으로 수세에 몰린 경선전의 극적 대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후보간 조직선거.동원경선 논란 와중에 공식일정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던 손 후보는 이날 필마단기로 남은 경선 일정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경선대책본부 해체와 여의도 캠프 사무실 폐쇄라는 초강수를 둔 것. 한마디로 '조직'없이 뛰어보겠다는 뜻이다.

 

칩거 이틀째인 20일 경기도 일대 성지를 순례한 뒤 밤 늦게 도착한 손 후보는 자택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오전 8시30분께 집을 나서 회견장으로 향했다.

 

9시30분께 회견장에 도착한 손 후보의 표정은 매우 굳어있었지만 의원들은 경선복귀를 알리고 동원.조직선거라는 구태정치와의 투쟁을 선언하는 수준의 회견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무수준에서 준비한 원고 초안이 이 정도 수준이었다.

 

실제로 손 후보는 회견문 초반에 "이틀간 경선후보로 공식일정을 중단해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혈혈단신 맨손으로 광야에 홀로선 기백으로 돌아가 낡은 정치를 깨부수고 새로운 정치를 열어 정치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손 후보 뒤에 배석했던 특보단 소속 의원들은 칩거를 끝내고 공식 경선운동을 재개한다는 안도감이 엿보였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손 후보가 폭탄발언을 내놓자 갑자기 의원들의 표정이 굳어졌고 회견장에도 아연 긴장감이 감돌았다.

 

손 후보는 "신당 개혁과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오늘로 경선대책본부를 해체하겠다", "여의도 캠프 사무실을 폐쇄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은 뒤 경선을 자원봉사자 체제로 치르고 자신은 '또다른 민심대장정'에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를 벗어나 민심대장정 정신으로 돌아가겠다"며 부산에서 예정된 TV토론회 불참 입장을 밝힌 뒤 "말꼬리잡기, 낡은 이념싸움, 패거리 싸움에 참여하는 대신 국민 속에 바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생방송 중간 퓨즈가 나가 마이크가 끊겼지만 손 후보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 새로운 정치를 역설했다. 그는 "설사 대선에 패배해도 낡은 정치를 반드시 바꾸겠다. 손학규에게 힘을 달라"고 외칠 때는 눈시울까지 가볍게 젖었다.

 

손 후보는 회견문을 읽은 뒤 별도의 질의응답없이 후보 사무실로 들어가 의원들에게 소회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한 의원은 "이런 내용일줄 전혀 몰랐다"고 말했고, 또다른 의원은 "이러면 되나, 회의를 해야지"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자리는 손 후보가 자신의 심경을 좀더 자세히 밝히면서 의원들의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성격이었다고 우상호 캠프 대변인이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눈물을 흘렸고 손 후보의 말이 끝나자 모두 박수를 치면서 후보의 뜻에 공감했다고 한다.

 

손 후보는 "단순히 내가 경선에서 지는 게 두려웠던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조금씩 내가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 구정치와 악습에 빠져든 것을 발견했다"며 "설사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낡은 틀에 묶여있고 그 유혹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은 국민에게 죄악을 짓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사실 지금 나 자신은 막연하다. 막막하다"고 고백한 뒤 "황량한 사막에 나무 한 그루 심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사실 의원 여러분의 도움을 끝까지 받기를 바란다. 또한 모두를 자원봉사자로 만드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호소했다.

 

손 후보는 회견이 끝난 직후 곧장 광주로 내려가 5.18 광주민주화묘역에 참배하고 예정돼 있던 경남 창원의 지지자 모임에 참석키로 했다.

 

우 대변인은 "오늘부로 선대본이 해체됐다고 보면 된다. 조만간 사무실도 정리할 것"이라며 "자원봉사 방식의 새로운 경선을 치르자는 말인데, 오늘 일정 외에 정해진 일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회견은 의원이나 간부들과 전혀 조율이 되지 않았고, 회견을 듣는 순간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며 "후보가 말한 취지에 맞춰 움직임을 조정해야겠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제공)

 

 

 



세정신문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