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0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7대 대선후보로 확정된 데 대해 일절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은 채 함구로 일관했다.
청와대는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데 대한 공식 반응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핵심 관계자들도 야당의 대선 후보 확정에 대한 언급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듯 입을 꽉 다물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논평을 요구받자 "전례상 다른 당의 후보 결정에 대해 청와대가 코멘트 하는 일은 거의 없다. 특별히 코멘트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 되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의례적인 언급만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러나 대선을 4개월 앞둔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전시장이 참여정부의 정신을 이어나갈 범여권 후보의 경쟁상대로 확정되는 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계자들은 예상대로 이 전시장이 후보로 최종 확정되자 경선 과정에서 계속해서 불거졌던 이 전시장의 대선후보 자격 검증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에 불과 2천400여 표차로 신승하고, 특히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오히려 진 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이는 12월 대선까지 4개월이라는 '많은' 시간이 남은 만큼 지지율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긍정적인 전망과 궤를 같이 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전대표와 표차가 얼마 되지 않는 등 당내에서조차 큰 호응을 얻지 못한데서 보듯 각종 흠결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공감대가 있는 것 아니냐"고 조심스레 언급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