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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세수 2천300억 걷히지만 건강편익 100억 불과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시 정책의 건강 개선 편익의 경제적 가치는 예상 세수(부담금 수입) 대비 4.3%~7.2%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설탕부담금 82%은 소비자에 전가되고, 음료산업 부가가치는 604억원에서 1천261억원, 취업자 수는 889명에서 1천854명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상훈 국회의원실과 서울대학교 건강금융연구센터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근거는 충분한가? 비용-편익 분석에 기초한 타당성 재검토'를 주제로 국회 정책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은 얻을 수 있는 건강 편익은 미미한 반면, 서민 장바구니 물가 상승, 부가가치와 일자리 감소, 소비자 잉여 감소 등 막대한 경제적 부작용을 유발하는 타당성이 매우 낮은 규제”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홍 교수의 실증 분석에 따르면, 국회 발의안대로 부담금을 매길 경우 정부 수입(세수)는 연간 최대 2천300억원 가량 걷히지만, 정작 국민들이 얻는 건강 개선 편익은 연간 44억원~104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건강 개선 편익은 정부의 예상 수입(세수) 대비 4.3~7.2%에 그친다는 의미다. 부담금의 건강 개선 효과를 비현실적으로 낙관해 최대치로 잡더라도 편익은 200억~300억원대에 머물렀다.

 

문제는 가당음료 섭취와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간의 인과관계 자체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2024년 일평균 총 당 섭취량 중 가당음료 당 섭취량의 비중은 13.6%으로, 성인 기준 가당음료를 통한 당 섭취량은 최근 9년간 26% 줄었지만 비만률은 오히려 10%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산업 위축과 서민 부담이라는 경제적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사례 연구 결과 설탕부담금의 82%는 고스란히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겉으로는 ‘기업 부담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만 등과 무관한 다수의 일반 서민들이 물가 상승으로 인해 연간 1천900억원 가량을 대신 내주는 셈이다.

 

특히 가난한 서민들의 지갑만 털리는 ‘조세 역진성’의 문제도 지적됐다. 소득 하위 25%(1분위) 저소득층의 가구소득 대비 설탕부담금 부담 수준은 상위 25%(4분위)보다 약 20배나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음료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는 연간 최대 1천261억원 증발하고, 최대 1천854명에 달하는 취업자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추정됐다.

 

규제의 경제적 타당성을 따지는 비용-편익 비율(B/C Ratio)은 0.03~0.09로, 타당성 기준값인 1.0에 크게 못 미쳤다.


‘풍선효과’도 우려됐다. 소비자들이 카페 음료나 빵·과자 등으로 옮겨가면서, 기대했던 건강 편익의 최대 56% 감소될 가능성이 지적됐다. 

 

무엇보다 이미 국내 음료 시장에서는 최근 ‘제로 슈거’ 열풍 등에 힘입어 가당음료 섭취량이 연평균 6.8%씩 자발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홍 교수는 정책 대안으로 ‘시장 자율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시장이 이미 자율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굳이 물가를 올리고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는 인위적 부담금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건강 효과성이 불확실한 특정 품목을 징벌하는 차별적 세금이 아니라, 시장의 자발적 당류 저감 추이를 도모하고 식생활 전반의 총체적 영양 균형을 유도하는 실질적이고 시장 친화적인 보건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자들 역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을 무리하게 도입하면, 건강 개선 효과 없이 산업을 위축하고 서민 물가 부담만 높이는 실효성 없는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재훈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건강형평성 관점에서 볼 때, 인과관계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도입되는 가격 규제는 오히려 취약계층에 부담을 전가할 위험이 크다"며 "정책 도입 전 형평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사전 영향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상도 중앙대 교수는 "’설탕을 줄여야 한다’는 원칙과 ‘설탕에 세금이나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정책수단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이 소비자 가격, 소득분배, 식품산업, 시장구조, 정부 재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제·사회적 정책인만큼 도입에 앞서 국민 건강에 미치는 실제 효과, 소비행태 변화, 산업 영향, 소득계층별 부담, 대체감미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포함한 과학적 근거와 비용·편익 분석, 정책영향평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설탕부담금이 조세가 아닌 부담금(준조세) 형태로 설계될 경우, 국회의 엄격한 예산 통제를 우회하는 재정 투명성 저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재정 원칙에 부합하는 제도 설계인지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좌장을 맡은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명예교수는 "오늘 제시된 비용편익분석 결과는 설탕부담금 입법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인과관계, 형평성, 재정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논의를 정리했다.


참석자들은 △설탕부담금 도입에 앞선 엄밀한 인과관계 검증과 비용-편익 검토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역진성 완화방안 마련 △산업·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전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지훈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생활영양안전정책과장은 “식약처는 그간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 합리적인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영양성분 표시와 열량 정보 제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식품·외식업계의 자발적인 당류 저감 노력을 지원하고, 소비자가 영양정보를 식품 선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식품 선택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상훈 의원은 “설탕부담금이 실제 국민 건강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국민과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과 경제적 부담을 함께 고려해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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