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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빚까지 물려받았는데 유류분은?…상속채무가 바꾸는 유류분 계산

재산은 한 자녀에게 가고 빚만 남은 상속에 유류분 분쟁 잇따라

엄정숙 변호사, 유류분 부족액은 '유류분액−특별수익−순상속분'…채무 반영

빚이 상속분보다 많으면 유류분에 가산…한정승인 땐 '0'으로 계산

 

부모가 생전에 부동산을 한 자녀에게 넘기고 사망하면서 남은 것은 대출과 미납 세금뿐인 상속에서, 나머지 자녀들이 유류분반환소송을 두고 고민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받은 재산은 없는데 빚은 법정상속분대로 나눠 져야 하는 상황에서, 유류분 계산에 그 빚이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소송의 실익을 가른다. 상속채무를 빼면 유류분이 줄어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법원이 정리한 계산 방식은 오히려 반대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22일 “유류분반환소송에서 실제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유류분액 자체가 아니라 거기서 청구인이 이미 받은 특별수익과 상속으로 받는 순상속분을 뺀 '유류분 부족액'”이라며, “순상속분은 상속재산에서 청구인이 부담하는 상속채무를 공제해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속채무가 상속분보다 많아 순상속분이 마이너스가 되면 그 초과분은 유류분액에 더해지므로, 빚을 함께 물려받은 상속인일수록 부족액이 커져 청구 범위가 넓어진다”고 덧붙였다.

 

A씨의 사례를 살피면, 아버지는 사망 3년 전 시가 6억원의 상가를 장남에게 증여했고, 사망 당시 남은 재산은 예금 2천만원, 채무는 대출 1억원이었다. 상속인은 장남과 A씨 둘뿐이다.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은 상속개시 당시 재산에 증여재산을 더하고 채무를 뺀 5억2천만원이고, A씨의 유류분액은 법정상속분 2분의 1의 절반인 1억3천만원이다.

 

여기서 A씨의 순상속분을 계산하면, 장남은 이미 증여로 상속분을 넘겨 받았기에 남은 예금 2천만원은 A씨의 구체적 상속분이 되고, 여기서 A씨가 법정상속분에 따라 부담하는 채무 5천만원을 빼면 마이너스 3천만원이 된다.

 

이 초과 채무 3천만원은 유류분액에 가산돼, A씨가 장남에게 청구할 수 있는 유류분 부족액은 1억 6천만원이 된다.

 

이 계산 방식은 대법원 2022.8.11. 선고 2020다247428 판결에서 정리됐다.

 

대법원은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에서 유류분권리자가 부담하는 상속채무를 공제해 산정하고, 순상속분액이 음수인 경우에는 그 초과분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단순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채무를 그대로 갚아야 하므로, 이 초과분을 더해 주어야 법이 보장한 유류분만큼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다.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은 민법 제1113조 제1항에 따라 상속 개시시 재산에 증여재산을 더하고 채무 전액을 빼서 정하며, 여기에 같은 법 제1112조의 유류분 비율을 곱해 유류분액을 구한다.

 

다만,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진다.

 

대법원은 같은 판결에서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을 했다면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이 상속재산 범위로 한정되므로 초과분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순상속분액을 ‘0’으로 봐 부족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정승인으로 빚 부담에서 벗어난 상속인이 초과 채무까지 유류분에 얹어 받으면 법정상속으로 아무 손해도 입지 않은 사람이 유류분을 넘는 재산을 돌려받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위 사례에서 A씨가 한정승인을 했다면 청구할 수 있는 부족액은 초과분을 뺀 1억 3천만원이 된다. 빚이 많은 상속에서 한정승인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지만, 유류분 청구액이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를 함께 계산에 넣어야 한다.

 

실무에서는 상속채무의 존재와 금액을 증명하는 자료가 계산의 출발점이 된다.

 

금융기관 대출 내역, 세금 체납 고지서, 피상속인의 보증채무 자료를 확보하고, 채무가 상속개시 당시 실제로 존재했는지, 누가 얼마를 부담하게 되는지를 정리해야 순상속분 계산이 흔들리지 않는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는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결정해야 하므로, 이 기간 안에 유류분 청구액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엄 변호사는 “빚이 남은 상속에서는 유류분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상속채무를 계산에 넣어 부족액을 다시 산정해 봐야 한다”라며, “단순승인과 한정승인 가운데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채무 규모와 증여받은 상속인의 재산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3개월의 숙려 기간 안에 유류분 청구액까지 함께 계산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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