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업체 내세워 6천500회 입찰 참여해 260회·230억원 낙찰받아
산림사업법인 10곳(유령업체 41곳) 조사 착수…700억 탈루 혐의
이성글 조사국장 "편법 재산형성 사주일가, 자금출처 조사 확대"
대형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자들을 외면한 채 복구사업에 투입되는 국가재정을 편취하기 위해 수 차례 사업장을 이전해 가면서 입찰해 온 일명 ‘메뚜기 입찰’ 업체들이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 메뚜기 입찰업체들은 산불복구 유령업체를 내세워 입찰에 참여 후 수백억원 대의 낙찰을 받는 등 부정입찰은 물론, 거짓세금계산서 거래와 불법비용 및 가공원가 계상 등 세금탈루 또한 공공연하게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3일, “메뚜기 입찰과 산불복구 유령업체를 내세워 국가재정 편취는 물론, 국민의 생활터전 복구를 방치하고 세금탈루를 자행해 온 10개업체(유령업체 41곳)에 대한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5월부터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유령업체를 설립한 실사주와 유령업체에 자격을 대여하는 산림기술자 등이 관행적으로 결탁해 온 대표적인 부정입찰 사례인 ‘산불 카르텔’에 대해 검증에 착수했다.
검증 과정에선 최근 6년간 조달청 입찰공고 내역상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의 대표자·전화번호 등 사업자 기본사항을 토대로 5천331개 업체를 추출한 후, 낙찰금액 합계 10억원 이상인 138개 업체를 대상으로 거래 내역 등을 면밀한 분석했다.
분석 결과,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불법비용 계상, 가공원가 계상 등 세무사 문제점이 명백히 포착된 10개 업체(유령업체 41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조사대상에 오른 이들 업체들의 부정입찰 형태로는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유령업체를 내세워 6천500여회나 입찰에 참여한 결과 260회·약 230억원을 낙찰 받았다.
또한 지역 중송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지역제한 입찰규정’을 회피하게 위해 수 차례 사업장을 이전해가면 입찰에 참여했으며, 조사대상 가운데 한 업체는 5년간 무려 16차례나 사업장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입찰과 함께 세금탈루혐의도 심각해, 조사대상업체들의 전체 탈루혐의금액만 약 700억원에 달한다.
이들 업체들의 주된 탈루혐의로는 유령업체 동원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거짓 세금계산서 거래로, 입찰시 필요산 사업실적 기준 충족을 위해 유령업체들과 거짓 세금계산서 거래를 일이키는가 하면, 낙찰자(유령업체)와 실제 용역제공자(실사업자)를 달리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거래를 하면서 소득금액을 분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격증 대여료 등 불법비용 계상도 서슴치 않아, 산림사업에 필수적인 기술인력을 실제 채용하지 않고 자격증 대여료만 급여 형태로 우회지급하는 등 불법비용을 손금에 산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득을 축소하기 위해 가공원가를 계상한 사실도 드러났다.
유령업체 대표들은 실제 사업과 관계없는 사주의 친인척이거나 일용근로자들로, 실제 사주가 이들에 대한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또한 소규모업체의 경우 신고내용 검증이 상대적으로 간소한 점을 악용해 지출하지도 않은 비용을 ‘잡비’·‘기타비용’ 등 거짓으로 계상하고, 일용근로소득지급명세서를 임의로 작성해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공공계약 입찰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메뚜기 입찰·산불복구 유령업체’에 대해선 엄정한 조사로 탈루 세금을 철저히 추징할 계획이다.
이성글 조사국장은 “조사과정에서 일시보관·계좌조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조사하고, 부당이익을 유출해 편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주일가에 대해선 자금출처까지 면밀히 살펴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정입찰행위에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죄행위가 수반되는 만큼,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반드시 처벌받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토착 비리 및 공공계약 비리 관련 업체에 대해 지속적으로 세무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유령업체를 동원한 부정입찰행위는 형사상·행정상 제재와 별개로 세무상 위법·탈루행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부정입찰로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없도록 해야 근절할 수 있다.
국세청은 이를 반영해 영세하다는 이유로 줄곧 세무검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공공입찰 참여기업들에 대해서도 세금 탈루여부를 집중 점검한 결과 이번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됐으며, 앞으로 정부 사업을 사익 편취의 도구로 악용하는 공공계약부정입찰 업체의 반사회적 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끝까지 추적해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 정의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