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세무서, 고충민원·이의신청 등 위원회 의견진술 때
동시에 하지 않고 따로따로 청취…납세자 반론권 무력화
고충민원, 이의신청 등 조세불복 진행 과정에서 납세자가 세무관서 위원회에 출석해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데, 일부관서에서 의견진술 방식을 변칙적으로 운영해 납세자의 반론권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납세자보호사무처리규정에는 납세자보호위원장 또는 납세자보호담당관은 심의를 위해 의견진술이 필요한 경우 고충민원인, 주무국(과) 담당공무원 또는 기타 관련자를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세심사사무처리규정도 국세심사위원회 개최 7일 전까지 심리자료를 이의신청인 또는 대리인과 처분담당과장에게 송부하면서 의견진술 신청 안내를 첨부하도록 해 의견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세무서에서 의견진술권을 그 취지에 맞지 않게 변칙적으로 운영해 납세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데 있다.
국세청 사무처리규정의 취지에 비춰보면 의견진술권은 납세자와 과세관청에 충분한 설명과 소명의 기회를 주라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과세관청과 납세자의 의견진술을 동시에 듣지 않고 따로따로 분리해 청취하고 있어 반론의 기회를 사실상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다.
A세무사는 몇몇 세무서의 사례라며 “고충민원이나 이의신청 과정에서 세무서 위원회에 출석해 의견진술을 하는데 과세관청과 납세자를 동시에 출석시켜 의견을 듣는 방식이 맞는 것 아닌가”라며 “납세자 측을 먼저 불러서 의견진술을 듣고, 이후에 과세관청을 따로 불러 듣는 식이면 반론의 기회가 전혀 없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이 세무사는 “법원이나 조세심판원의 재판 또는 심판과정을 보면 의견진술 때는 과세관청과 납세자 양측을 동시에 불러서 듣고 반박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대부분의 세무서는 위원회에서 양측을 동시에 불러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일부 세무서는 따로 따로 의견진술을 듣는다”며 세무관서 불복업무 처리과정이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세무법인 한 관계자는 “의견진술을 분리해 듣는 구조에서는 위원회 위원들이 적합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분히 과세관청의 입장을 더 많이 고려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사무처리규정에는 의견진술을 어떻게 운영하라는 내용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매뉴얼 상으로는 납세자와 과세관청이 동시에 위원회에 입장해 같이 진술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견진술 방식은 회의 운영상의 문제인데, 규정이 아니더라도 일선관서에 확인해 앞으로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