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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6.09.09. (수)

[기고]2026 세제개편안, 문턱 높아진 가업상속공제

'진짜 가업' 요건 강화에 따른 실무적 쟁점과 보완책 제언

 

매년 8월 초 재정경제부에서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은 향후 기업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지표가 된다. 올해 발표된 2026년 세법개정안은 전 국민의 관심사인 부동산 세제 개편 외에도, 중소·중견기업 경영자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2027.7.1. 이후 상속개시분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철학은 실질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진짜 가업'에만 세제 혜택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1. 심의위원회 신설과 가업운영기간 10년에서 30년으로 강화

 

당초 10년 이상 법이 정한 업종을 운영하면 가업으로 인정하였으나, 개정안에 따르면 특허권, 영업비밀, 산업 기술 또는 숙련된 기술 등 전문적인 경영 노하우를 갖고 30년 이상 운영한 기업을 가업으로 보고 있으며, 그마저도 심의를 통과해야만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개정안-심의제도에 따른 법적 안정성 훼손 우려

가업운영기간을 30년으로 강화한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심의에서 최종 가업승계기업을 정할 경우에는 어떤 기준으로 세제특례기업을 선정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매우 막연하다. 결국 심의 기준이 추상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상당하며, 그 결과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상속세 신고 시 심의를 신청하도록 되어 있어, 심의 탈락 시 납세자는 이미 확정된 상속세를 감당해야 하는 입장에서 급작스러운 세부담을 떠안게 되고, 이는 의도치 않은 기업 매각 및 폐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개선 방향-요건 명확화 또는 자율 수시 심의 전환

따라서 가업승계 여부는 누구나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심의 없이 법정 요건 충족 여부만으로 가업이 자동 인정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다만, 별도의 심의 제도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면 상속세 신고 시점에 일회성으로 진행하는 현재 방식이 아니라, 세무 신고와 무관하게 납세자의 의사에 따라 사전에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자율 수시 심의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납세자는 본인의 기업이 가업 대상에 해당하는지, 가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요건을 사전에 보완해야 하는지를 미리 확인하고 충분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2. 세세분류 도입에 따른 가업승계 배제 업종 확대 및 업종변경 제한

 

가업승계 대상 업종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기존 대분류 방식(예: 제조업, 도소매업 등)에서 세세분류 방식으로 한층 촘촘하게 변경된다. 전체 대상 업종은 법령 공포 전 별도로 공시될 예정이지만, 주요 배제(제외) 업종으로는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병원, 약국, 직접 조리하지 않는 음식점업 등이 예고되어 있어 실무적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사후관리기간 중 업종변경에 대해서도 규율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에는 동일 대분류 안에서 가업 적용 대상 업종으로 변경하는 것 정도는 자유롭게 허용했던 반면, 개정안에서는 사후관리기간 중 업종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심의위원회를 통과한 경우에만 변경을 허용하는 것으로 굳혀졌다.

 

더 나아가 개정안은 승계 대상 업종 외 부업종 매출이 발생할 경우 그 매출비율만큼 가업상속공제 적용을 배제하는 겸업 매출 안분 방식도 함께 도입하고 있다. 즉, 주업종이 유지되더라도 부업종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공제 적용분의 안분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배제 업종에 대한 평가

가업상속공제의 본래 취지가 기술과 노하우의 승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부동산 승계 성격이 강한 업종을 세제 혜택에서 배제하려는 개정안의 의도는 충분히 예상된 바이며, 이러한 차원에서 선정된 배제 업종 목록 자체는 일면 수긍할 만하다. 다만 가업승계업종에서 탈락할 경우 그 충격이 적지 않으므로 해당 업종의 관련 주무청 및 이해관계자 등과 충분한 사전 논의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업종변경 금지에 대한 우려

가업승계 후 사후관리기간 동안 업종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2024년 세법 개정에서는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기업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대분류 간 업종변경까지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된 바 있는데 현 시점에서 업종변경 자체를 다시 막아버리면, 오히려 가업승계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역효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비록 개정안에서 심의 시 경제환경·시장수요 변화, 기존 기술 활용 가능성, 고용인력의 승계 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하도록 명시한 부분은 일응 합리적인 판단 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그 기준이 여전히 추상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상당히 남아 있고,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영 현장 입장에서는 심의 절차 자체가 상당한 허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개선 방향-변경 범위·기준의 명확화와 사후 신고제 전환

따라서 업종변경을 일정 부분 통제하더라도, 그 통제 방식은 허용 가능한 변경의 범위와 기준을 법령 차원에서 명확히 제시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가업승계 업종의 밸류체인과 연관된 업종이나 품목, 또는 가업승계 기업이 보유한 기술·노하우를 활용한 신제품·신규 사업 분야에 한해서는 업종변경을 허용하고, 사후관리기간 중에는 이를 사후 신고로 처리하는 방식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기업의 유연한 사업 전환은 보장하면서도, 세제 혜택의 남용을 방지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절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겸업업종 매출 비중 문제-가업기업의 성장 동력을 막는 규범

개정안은 겸업업종이 있는 경우 승계 대상 업종 외의 다른 매출 비중만큼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소·중견기업이 경영을 안정화하고 경쟁력을 확대해 가기 위해서는 단일 업종에 머무르기보다 인근·연관 분야의 매출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현실적인 성장 경로다. 주업종이 변하지 않았음에도 겸업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가업상속공제 적용이 깎여 나간다면, 이는 가업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확대 성장을 역설적으로 제약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특히 개정안은 겸업 매출 안분을 위해 구분경리 의무를 신설하고 있어,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회계 시스템 정비와 운영 부담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 제안-겸업매출의 상속공제 인정

따라서 개정안에서는 다음 두 가지 방안 중 하나를 택하여 겸업 매출 문제를 유연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기존대로 주업종이 일정 요건 내에서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한, 겸업 매출 비중 자체를 불문하고 가업상속공제를 그대로 인정해 주는 방안이다. 이는 기업의 자연스러운 매출 다변화를 가로막지 않으면서 사후관리 부담을 종전 수준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어차피 매출비율 기준으로 승계 대상 매출을 발라내겠다면, 그 겸업 매출이 열거된 가업승계 인정 업종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해서는 함께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으로 인정해 주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세제 혜택의 남용을 차단하면서도, 기업이 가업 영역 안에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여지를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3. 공제 한도 확대와 사후관리 10년-실효성 무의미화 우려

 

현재 개정안은 가업상속공제의 공제 한도를 기존 최대 600억원에서 최대 1천억원(피상속인 경영기간당 20억)으로 대폭 늘리면서, 동시에 사후관리기간을 다시 10년으로 환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공제 한도가 늘어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사후관리 강화가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 중소기업의 규모를 감안한다면 제도 자체의 무력화가 우려된다.

 

▶공제 확대의 실익은 없다-사후관리만 무겁게 늘었다

현실적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절대 다수는 자산 규모 300억원 미만 기업이다. 따라서 이런 중소기업은 가업상속공제액한도가 1천억원까지 늘어난다고 해서 실제 혜택금액이 커지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개정안은 "공제 한도라는 천장"만 끌어올렸을 뿐, 대부분의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혜택 자체는 그대로인 셈이다. 그에 비해 사후관리기간은 기존 5년에서 다시 10년으로 두 배 늘어나, 공제는 그대로인데 사후관리 부담만 무거워진 구성이며, 이 상태에서는 제도의 실효성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개선 제안-공제 규모에 따른 사후관리기간 차등 적용

따라서 사후관리기간을 늘려야 한다면, 실제 적용받는 공제 금액의 크기에 따라 사후관리기간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공제 한도가 클수록 그에 상응하는 만큼 사후관리 의무를 강화하되, 공제 실익이 크지 않은 일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사후관리 부담을 현재 수준에 가깝게 유지해 주는 방식이다.

 

  〈가업운영기간·공제 한도별 사후관리기간 차등 적용 예시〉

가업운영기간

공제 한도

사후관리기간

20년 미만

300억 원

5년

20년 이상 ~ 30년 미만

600억 원

7년

30년 이상

1000억 원

10년

 

위와 같이 공제 규모가 커질수록 사후관리기간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공제 실익이 크지 않은 300억 이하 일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사후관리기간은 종전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기대 효과-납세자의 수용성 확보와 제도의 지속가능성

공제 한도와 사후관리기간이 서로 비례하는 구조로 설계되면, 납세자 입장에서는 "내가 받는 공제 실익이 늘어났으니 사후관리 의무가 그만큼 길어졌다"는 인과관계가 보다 명확하게 인지된다. 결국 사후관리 부담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 납세자가 수긍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고, 공제 실익이 크지 않은 일반 중소기업이 제도를 기피하는 현상도 줄어들어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본래 의도한 기술력 있는 장수기업 육성의 취지를 보다 충실히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 제3자 가업승계 지원 제도 신설의 명과 암

 

친족이 아닌 제3자에게 가업을 물려주는 승계 제도도 새롭게 도입됐다.

(제3자 가업승계 시 세제혜택)

· 20년 이상 사업을 경영한 매도자에게는 양도세를 20%(연간 5천만원 한도) 감면

· 동종업계 10년 이상 종사자 또는 해당 법인 5년 이상 근무자인 매수자가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주식을 취득할 경우, 5년간 소득세 및 법인세를 10% 감면

 

혈연 중심의 승계 한계를 극복하고 유망한 중소기업의 폐업을 막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다만, 양도세 연 5천만원 한도나 법인세 10% 감면 등 세제 혜택의 규모가 실질적인 기업 M&A를 유인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해당 기업에서 실제 근무하는 자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으나 근무자가 회사를 인수할 자금이 없어서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이므로, 단순히 세액 감면을 넘어 제3자 인수를 위한 저리 대출이나 전용 기금 조성 등 보다 직접적인 금융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개정안 대응방안(선제적 준비)

이번 2026년 세법개정안은 아직 정부 입법 예고 단계이며, 향후 국회의 입법 심의를 거쳐 연말에 최종 확정되더라도 실제 시행일은 2027년 7월 1일 이후 상속 개시분부터로 예정돼 있어, 그 사이 충분한 논의와 보완의 기회가 남아 있다. 따라서 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다듬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적극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다만, 만약 이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를 대비한 선제적 대응도 함께 병행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준으로 가업승계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기업들은 연내에 가업승계 증여특례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향후 상속 시점에 개정된 법에 따라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미리 증여특례를 통해 증여해 두면 증여 당시의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할 수 있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증여특례를 먼저 적용해 두면 향후 법이 개정되더라도 이미 적법하게 적용된 상태이므로 사후관리기간은 종전의 5년이 그대로 적용돼, 개정된 가업상속공제 요건에 다시 부합시키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참고로 가업승계 증여특례는 법인에 한해 적용되므로, 개인사업자의 경우에는 제도 적용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필요 시 법인 전환 등 적절한 대응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마무리

이상의 여러 의견은 어디까지나 필자가 실무 현장에서 평소 체감했던 사항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며, 이번 칼럼에서 드린 개정 의견이 반드시 옳다고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현장의 시각에 따라서는 다른 해석이 충분히 있을 수 있으며, 보다 나은 방향의 제도 개선 논의는 이런 다양한 시각들이 함께 모일 때에야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2026년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느라 정부에서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검토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질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진짜 가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정책적 의도 자체는 충분히 공감하며, 그 고심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다만, 제도의 세부 영향은 현장의 실무 환경과 맞닿아 있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학계·노무·세무 전문가,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중소기업 임직원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이 폭넓게 청취되고 반영돼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작은 의견이 모여 제도가 현장의 경제적 현실과 균형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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