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법 개정안 입법 중단 요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국가첨단산업 지원법을 두고 "반도체 사업 투자 구실로 재벌·대기업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증손회사 규제 완화"라며 입법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5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국회에는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지주회사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현행 100%에서 50% 이상으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해당 법안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손자회사가 정책기금이나 민간투자자와 공동출자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공동출자법인의 지분을 50% 이상만 보유해도 증손회사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경실련은 "반도체 투자 지원과 무관할 뿐 아니라, 오히려 반도체 사업자인 손자회사가 반도체 투자가 아닌 다른 사업에 반도체 영업이익을 사용하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법안은 반도체나 바이오 투자라는 억지 명분을 앞세워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체계를 허무는 것으로, 산업정책과 무관한 재벌 특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경실련은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한 규정은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도 수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증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50%까지 낮추게 되면 총수일가의 지배력과 경제력 집중은 확대되고 소유와 통제의 간극은 더 커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정안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수십 년간 유지해 온 공정거래법 체계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경실련은 정부와 여당이 특정 재벌·대기업의 투자 편의를 이유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공정거래법의 기본 원칙을 예외적으로 완화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이며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도 필요하다면서도 산업경쟁력 강화와 재벌 지배구조 규제 완화는 결코 동일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반도체 투자라는 명분으로 공정거래법의 근간을 흔들고 재벌 특혜를 확대하는 입법 추진을 정부와 여당은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