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
1주택자 종부세 공제, 보유→실거주로 요건 변경해야
초고가 주택 공제혜택 축소...보유세 인상 폭 시각차
부동산 공급과 금융, 세제 등을 놓고 3일 연속 열리는 대국민 토론회 마지막날,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를 주택 수보다는 금액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공제 혜택을 축소하고, 1주택자 종부세 공제 요건 중 보유 요건을 실거주 요건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보유세 인상폭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재정경제부는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전문가와 시민 등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를 앞두고 14~15일 공급, 대출, 세제를 주제로 진행된 부처별 토론회 중 마지막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학계 및 전문가, 건설업계 및 협회, 일반 국민 등 약 60여명이 참석했다.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합리적 부동산 조세정책 설계를 위한 현안과 쟁점’ 발제에서 △실거주 보호 △과세형평성 △거래 정상화 3가지 키워드로 현행 세제의 문제점과 합리적 보유세·양도세 개편을 위한 여러 가지 쟁점을 짚었다.
◆세제혜택, 1세대1주택에 집중…초고가주택 낮은 조세부담 등 문제 야기
이날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으로 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주택수를 기준으로 하는 세율체계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부추기고 과세형평성 저해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오종현 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많은 쟁점들이 1세대1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 때문에 낳은 사실 ‘똘똘한 한 채’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큰 틀에서 실거주주택의 세부담을 낮추고 비거주 주택은 높이면서 (종부세) 과세기준을 주택 수보다는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형평성에 더 맞는다”고 했다. 주택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1주택 요건을 지방을 고려해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공시가격 합계액이 15억원으로 같더라도 주택 한 채 소유자와 주택 2채 소유자는 종부세가 약 2배 이상 차이난다”며 “종부세는 주택 수가 아닌 공시가격 크기에 따라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비싼 집 한 채를 오래 보유할수록 세금을 낮춰주니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1주택 종부세 혜택은 축소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또한 “보유세를 보편적으로 부과하고 세율 적용 기준도 주택 수가 아니라 보유한 주택의 합산가액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종합부동산세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과세기준을 주택 수 수량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금액 기준인 주택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한 채만 가져라, 거기에 살아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로 인해서 오히려 강남 아파트,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하는 특정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더 심화됐다”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키지 않는 보편적인 방향으로 설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1주택자 종부세 공제 요건 중 보유 요건을 실거주 요건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충진 교수는 “현행 제도 하에서 연령과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80%를 공제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사실 종부세에 대한 기능은 쇠퇴했다”며 “종부세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제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보유는 투기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실거주 기간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5년 이상 거주시 10%의 공제율을 적용하고 이후 거주기간이 5년 늘어날 때마다 공제율을 10% 포인트씩 가산해 20년 이상 거주하면 최대 40%를 공제하는 한편, 최대 공제율은 현행 80%에서 60% 수준으로 20% 포인트를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함영진 랩장도 “1세대 1주택자가 최대 80%를 적용받는 종부세 세액공제 요건 중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재산세 5% 과표 상한 등 불필요한 재산세 공제들을 폐지할 것도 제안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 의견도 나왔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 조세 부담이 낮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가 50억원, 공시가격 현실화율 69% 기준으로 35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 종부세공제를 10% 포인트씩 차감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공시가격 15억원이 증가할 때마다 공제율을 추가로 10% 포인트씩 차감하며, 공제율은 최대 50%까지만 적용하는 방식이다.
◆"보유세 실효세율 1% 이상 올려야" vs "급격히 강화되면 부작용 발생"
보유세 강화를 두고는 시각차를 보였다.
남기업 소장은 “부동산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유세의 보편적 강화”라며 보유세 실효세율을 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까지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은 주요 선진국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며 “종부세 뿐만 아니라 지방세인 재산세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보유세 실효세율을 1% 이상 올려야 된다”며 “초고가 주택에 한해 실효세율을 크게 인상하면 시장 교정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함영진 랩장은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과세가 시장의 수용성을 넘어서서 급격히 강화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보유세는 제한적인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높이되 재산세는 60%, 종부세는 80% 정도로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진창하 한양대 교수는 “세제가 아닌 공급과 지역 균형발전에 방점을 둬야 된다”며 “5극3특 지역균형성장이 중장기적인 해법이며 그 사이 공급을 병행해 숨통을 터주는 것이 주택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문윤상 KDI 연구위원은 “종부세 중 가장 문제는 공제”라며 “고령층이고 보유를 많이 했다고 해서 더 많이 내는 건 조세적 형평성에 맞지 않다. 공제 축소를 통해 형평성을 도모해야 한다. 고령자 등은 공제가 아닌 납부유예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양도세 장특공제 보유세와 연동, 납부한 만큼 감면"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는 장특공제를 보유세와 연동하는 방안, 실거주 중심의 장기 거주 특별 공제 제도 도입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다만 실거주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폭 확대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이 오갔다.
문윤상 연구위원은 장특공제를 단순히 정률로 하는 것이 아닌 보유세와 연동할 것을 제안했다. 보유기간에 비례해 올라가는 것이 아닌 납부한 세액만큼 양도소득세를 감면받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내가 낸 보유세만큼만 감면을 받게 된다면 일정 정도 정액 같은 부분이 생기게 되고 조세저항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대표는 “1가구 1주택과 1가구 실거주, 1가구 1주택 실거주를 구별해서 감면구조를 다르게 가져가야 된다”며 “실거주에 대해서는 양도세 감면을 대폭적으로 늘리는 반면 (실거주하지 않는) 1가구1주택은 양도세를 부과하고 감면을 줄여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1가구2주택자 양도세 감면에 대해서는 “비율을 높이는 대신 평생 한 번만 부여해 투자 목적의 수요 방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충진 교수는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는 폐지하고, 실거주 중심의 장기 거주 특별 공제 제도를 도입해 10년 이상 거주할 경우에 한해서만 공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양도세 과세체계를 주택 수 기준에서 양도소득 금액 기준으로 바꿀 것”도 주장했다.
또한 “다주택자 문제는 10년 또는 15년 동안 일정 기간 동안 주택 양도 소득에 대해서 누적 합산 과세를 하고 기납부 세액을 공제해 주는 누적 과세제도를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양도차액이 30억 이상이면 초고가 주택 양도로 보고 장기 보유 특별공제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남기업 소장은 1주택 장특공제 관련 “현재 1주택자는 12억까지는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며 “비거주 공제를 줄이는 대신에 실거주 공제를 늘리게 되면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해 상상을 초월하는 불로소득이 보장되고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강화될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거주 1주택자 장기 보유에 대한 혜택을 주더라도 근로소득세의 실효세율보다는 최소한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랩장은 “보유세를 높인다면 거래세는 다소 낮춰줄 필요가 있다”며 조정지역대상에 대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20% 내지는 30%를 10~20% 정도로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자동 말소된 장기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사실상 기한 없이 주어지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종부세 합산 배제 세제 혜택은 기한을 설정해서 매물을 정리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 줄 것과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오피스텔 취득세 완화도 주장했다.
오종현 본부장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소득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분이나 결집 효과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거주 주택이 아니라도 보유 기간에 따라서 그런 부분들을 완화해 주는 역할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1주택자 이상이 주택을 양도한 경우 15년에 30%까지 공제하고, 1세대 주택 단순보유는 10년에 40% 정도 공제해 주고 있는데, 이를 합쳐 15년에 40%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