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원 세무사 "일정규모 이상 고위험 취득에 도입 필요"
지방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의 고질적인 부실신고와 사후 추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무전문가의 사전 검증을 거치는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세표준 산정이 까다로운 원시취득과 일부 간주취득을 대상으로 한정하고 일정금액 이상 대형 취득에 우선 도입하면 납세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지방재정 확충과 성실신고 문화 정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장보원 세무사(한국세무사회 지방세제도연구위원장)는 지난달 30일 고려대 신법학관에서 열린 한국조세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제안’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장 세무사는 “현행 부동산 취득세 신고는 등기절차와 연계돼 법무사가 대행하는 구조가 고착됐다”며 “단순 승계취득과 달리, 과세표준 산정이 복잡한 건축물 원시취득, 지목 변경, 과점주주 취득, 개수에 따른 간주취득 등의 영역에서는 부실신고가 구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원시취득(신축 등)은 보존등기와 과세표준 산정이 동일 시기에 발생하지 않고, 과세표준 산정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골프장 건설과 같은 지목변경과 과점주주의 간주취득, 건축물 개수에 따른 간주취득 역시 과세표준 해당 여부 판단 자체가 매우 어렵고 등기와도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부실신고의 불이익이 고스란히 납세자에 돌아간다는 점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법무사의 수임 범위는 위임인이 제공한 과세자료를 기초로 신고·납부를 대행하는 데 그치며 중과세 적용 여부에 관한 법률적 검토, 사후의무 안내 의무까지 지지 않는다.
결국 현행 구조에서는 세무전문성 공백으로 인해 과소신고가 발생하고, 납세자가 수년 뒤 세무조사나 증액경정처분을 통해 추징세액과 가산세를 두들겨 맞는 일이 발생한다.
장 세무사는 “이는 단순히 일부 신고오류의 문제가 아니라 취득세 행정 전반의 구조적 결함”이라며 “일정한 유형과 규모 이상의 취득에 대해 세무전문가의 사전 확인을 요구하는 성실신고확인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취득세 행정의 문제는 ‘적발’의 문제가 아니라 ‘예방’의 문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지난 4월 이상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방세법 개정안과 지방세특레제한법 일부 개정안을 들었다.
발의된 개정안은 일정규모 이상의 원시취득 등에서 취득세 신고 시 세무사 등이 작성한 성실신고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미제출시 산출세액의 5%를 가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한 경우 취득세의 5%를 경감하되, 개인 120만원, 법인 150만원 범위 내에서 세액감면 한도를 두고 있다.
장 세무사는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적용대상은 원시취득과 일부 간주취득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기 연결성이 낮고 과세표준 산정이 고도로 전문적인 원시취득과 간주취득 중 지목변경, 과점주주의 간주취득, 건축물의 개수 등 핵심 간주취득부터 단계적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초기 금액 기준은 대형 취득 중심으로 설정하고, 세무사법상 직무 근거에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서 및 관련 명세서 작성업무를 추가하는 등 법적 근거를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부실확인시에는 세무사법 성실의무 위반에 따른 징계체계를 마련할 것도 덧붙였다.
이외에도 납세협력비용은 세액감면으로 일정부문 상쇄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지방세정 시스템과 전산체계를 연계해 사전검증 중심의 과세행정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장 세무사의 원시취득 중심 세수효과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지난해 1천㎡ 이상 대형 건축물(약 7천452건, 건축비 약 100조원)에 이 제도를 도입해 과세표준 신고누락률을 1%에서 10%를 잡아내면, 취득세 세수증대 예상액(건축물 원시취득 일반세율 2.8% 가정)이 약 280억원에서 2천800억원의 지방세수 증대효과가 기대된다.
장 세무사는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는 납세자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우는 제도가 아니라, 복잡한 신고의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사후분쟁을 예방하는 장치”라며 “일정 규모 이상의 고위험 취득에 대해 제도를 합리적으로 설계한다면, 지방재정 확충과 납세자 권익 보호, 성실신고 문화 정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효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날카로운 지적과 의견이 오갔다.
토론자로 나선 마정화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당사자 간 거래자료와 회계자료가 입수되는 국세청과 달리 지방자치단체는 취득세 신고자료의 정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신축 취득가액 관련 간접비용 약 43개 중 대법원 판결이 있는 항목은 10개에 불과해 나머지는 유권해석이나 하급심 판단이 변경될 여지가 있으며, 대법원 판결이 있는 항목도 사안에 따라 변경될 소지가 있다”며 지자체와의 법적 분쟁을 완벽히 방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했다
이재우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역시 도입 필요성에 수긍하면서도 실무적인 보완책을 주문했다. 그는 제도 도입 초기 안착을 위해 성실납세신고 미제출시 가산세 부과 규정을 당분간 유예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대형건축물(발전소 등)의 경우 이미 세무대리인을 통해 취득세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세수효과가 추정치보다 다소 낮을 수 있다”며 세수효과 추정 정밀화를 주문했다.
특히 “성실납세신고를 했음에도 세무조사에서 추징됐을 경우, 세무대리인의 과실을 판단하기 애매할 수 있으므로, 대리인 대상 전문교육 이수나 참여자격 제한 제도 도입, 별도의 징계심의위원회 구성 같은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