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차량 사적 사용 정밀 분석…법인자금으로 호화생활
법인자금 유출, 사주 자녀에 편법 증여 등 정밀 검증
임광현 국세청장이 지난 25일 ‘X’에 “법인 명의 슈퍼카 사적 사용,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힌 지 3일 만에 ‘슈퍼카 탈세’ 혐의가 짙은 19개 법인에 대해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국세청은 법인 차량 사적 사용 문제를 정밀 분석하는 과정에서 법인 자금을 이용한 사주 일가의 호화·사치 생활 행위 등을 추가로 포착하고 모두 19개 법인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른바 ‘슈퍼카’는 국세청이 그동안 세무조사 등을 통해 경종을 울렸음에도 오히려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인증샷으로 부를 과시하는 행태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슈퍼카와 함께 명품쇼핑, 호화여행, 고급 레스토랑 콘텐츠를 게시해 팔로워 수를 늘리고 광고·협찬 수익까지 올리는 사례도 확인됐다.
고가 법인 차량은 지금까지 줄곧 국세청 관리대상에 놓여 있었다. 정부는 고가 법인 차량을 이용한 변칙적 탈세 행위를 막기 위해 2016년부터 전용보험 가입과 운행기록부 작성을 의무화했고, 2024년부터는 8천만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했다.
그렇지만 1억원 이상 법인 등록 차량은 2022년 4만8천894대에서 2023년 5만1천542대로 늘었다가 2024년 3만3천960대로 많이 감소했으나 지난해 3만9천429대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국세청은 “오히려 연두색 번호판이 진정한 부의 상징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법인들의 슈퍼카 관련 탈루 행태 또한 진화해 연두색 번호판 도입 초기에 낙인효과를 회피하기 위해 8천만원 이상의 차량을 취득하고도 가액을 낮춰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편법이 난무했다. 또한, 초고가 슈퍼카를 업무용으로 신고하고 자녀들이 유흥주점·클럽·골프장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가 하면, 운행기록부를 조작하고, 사주에게 차량을 무상 이전하고도 법인 자산으로 허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국세청은 본청 조사국 조직을 총동원해 고가 법인 차량의 사적 사용 여부를 정밀 분석해 왔으며, 이번에 새로 탈루 혐의가 짙은 19개 법인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이번 조사대상자들이 보유한 고가 차량은 모두 90대에 300억원 규모이며, 이들의 탈루 혐의 금액만 3천억원에 달한다.
법인 자금으로 수십억원 상당의 슈퍼카를 구매하거나, 8억원 상당의 고가 슈퍼카 3대를 법인 명의로 취득해 사주 일가가 골프장·특급호텔·백화점·고급스파 방문에 사용한 업체가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중에는 미술품, 명품의류, 보석류 등 고가 사치품과 백화점 상품권을 법인 신용카드로 구매하고, 고급 단독주택의 인테리어 및 수입가구 구매비용 수억원을 법인 돈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법인 명의 슈퍼카를 사주에게 저가로 양도하고, 자녀 회사를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통행세를 챙겨주거나, 회사 명의로 40여대의 고가 외제차를 구매해 사주 일가를 비롯한 임원들이 사적 사용한 업체도 적발됐다. 이 업체의 사주는 가상자산 채굴기 구매 대금 200억원을 배우자 회사에 무상으로 대여해 주고, 일가 명의의 해외 예금계좌에 있는 170억원을 신고하지도 않았다.
이와 함께 해외 유학 중인 자녀의 귀국 시기에 맞춰 3억원 짜리 수입 스포츠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제공한 사주도 조사대상에 올랐다. 이 사주는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 180억원 상당의 빌딩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법인 소유 고가 차량 사적 사용 문제뿐 아니라, 각종 편법을 이용해 정당한 세금을 회피한 법인들의 악의적 탈루행위에 주목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통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법인의 편법·탈법적 행위뿐 아니라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및 탈루혐의 있는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며, 조사 과정에서 매출 축소 또는 법인자금 유출을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증빙을 조작하는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