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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6.05.12. (화)

내국세

[초점]大法, 국세청의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적법 인정해

"과세 형평성의 현저한 저해가 우려되는 경우에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에 한정해 평가하는건 불가피하고

조세행정 효율성 관점에서 오히려 필요한 측면도 있어"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국세청 감정평가’는 적법하다는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나왔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원고가 비주거용 부동산(토지)을 상속받은 후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에 따른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상속재산가액을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추정 시가와 보충적 평가가액의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세무조사를 개시해 부동산에 대한 감정(2곳)을 실시하고, 원고로부터 추가로 소급 감정가액(2곳)을 제출받아 4곳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봐 상속세를 부과했다. 1심과 2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했다.

 

대법원 판단의 요지는 납세자가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더라도 신고가액이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이 아니라면, 과세관청은 별도의 조사를 통해 객관적 교환가치를 확인하고 그에 부합하는 재산 가액을 신고 내용과 달리 산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사건(2024두61780, 2026.4.30.선고, 상속세부과처분취소)은 납세자가 상속세를 신고한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과세관청이 상속세 결정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소급 감정을 실시한 후 그 감정가액에 따라 상속세 부과처분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지가 주된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상속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조사해 ‘결정’해야 할 법적 권한을 국세청에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왜냐하면 상속세나 증여세 등 부과과세 방식의 세목은 납세자가 신고를 했더라도 그 자체로 조세채무 확정의 효력이 없고, 국세청이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는 때에 확정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부과과세 방식의 상속세 또는 증여세의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에, 재산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 산출된 감정가액에 따라 해당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비주거용 부동산 및 지목의 종류가 대지 등으로 지상에 건축물이 없는 토지(나대지)를 대상으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신고해 시가와의 차이가 크고, 고가인 부동산을 중심으로 감정평가를 시작했다. 감정평가는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의뢰하고 평가 완료 후에는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된 감정가액으로 상속·증여 재산을 평가했다. 감정평가 도입 후 2020년~2024년까지 꼬마빌딩 896건을 감정평가해 신고액(5조5천억원) 대비 75%가 증가한 가액(9조7천억원)으로 과세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감정평가 예산을 대폭 확대해 꼬마빌딩뿐만 아니라 고가 아파트와 단독주택까지 감정평가를 확대·시행하고 있다.

 

이런 국세청의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과 관련해 대법원은, 모든 부동산에 관한 감정평가 실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상, 과세 형평성의 현저한 저해가 우려되는 경우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에 한정해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세행정의 효율성 관점에서는 오히려 필요한 측면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는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요건 가운데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만 적용되는지, 가격산정기준일 뿐만 아니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도 적용되는지 판단을 내렸다.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 뿐만 아니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비로소 해당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었다.

 

또한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판단 함에 있어서는 ▷토지의 분할·합병 ▷지목 또는 형질의 변경 ▷기존 건축물의 철거 또는 멸실 ▷건축물의 신축·개축·증축 등과 같은 대상 부동산의 법적·물리적 상태 또는 이용 상황의 변화 ▷용도지역·지구 변경 ▷공법상 제한의 설정·해제 등과 같은 규제 환경의 변화 ▷가격 형성의 기초가 되는 지역 환경의 변화 등을 비롯해 평가기준일과 가격산정기준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 ▷비교표준지와의 상대적 가격 차이의 유의미한 변동 여부 ▷개별공시지가 등 공시가격의 누적된 변동 폭과 그 기간별 편차 및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 등 일반적인 가격 지표와의 괴리 정도 ▷주변 토지 용도의 점진적 개선 정도 ▷감정가액을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로 인정할 경우 다른 동종·유사 자산과의 현저한 가격 불균형이 발생하는지 여부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의 변동성을 적절히 보정할 수 있는지 여부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판단 기준을 한층 정교화한 것이다.

 

대법원은 법원의 감정 촉탁에 의해 실시된 감정에 대해서도,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준용되는 민사소송법상 감정에 관한 조항에 근거한 것으로, 소송절차에서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에 관한 사실인정을 위한 증거조사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국세청의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적법하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박풍우 세무사는 “감정평가 대상의 객관적 판정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고,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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