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면적인 관세청 조직개편이 신중히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 본부세관인 서울본부세관이 개청 94주년을 맞았다. 서울·경기·강원·충청권 등 광대역권을 관할하고 있는 이수웅 본부세관장을 만나 `지방관세청' 조직으로의 개편 등 움직임에 대해 들어보았다.
-개청 94주년을 맞은 소감은.
“오랜 역사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세관의 세관장으로 부임해 개청 94주년을 맞는 지금 매우 뜻깊다. `서울세관'은 말 그대로 우리 나라의 수도 세관이다. 서울에 위치한 중심세관으로서 무역업체 본사가 대부분 집중돼 있으며 대규모 소비시장이 형성돼 심사와 외환사범 조사 및 유통시장 밀수단속업무의 비중이 큰 매우 중요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타 세관에서 자문을 구해오는 등 세관행정처리 기준이 되고 있으며 본청의 역할을 대신 맡는 경우도 있다.”
-관세행정 개혁을 통해 납세자 서비스 제고에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꾸준히 전산화를 추진해 온 결과 전자 관세청 구현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그동안 통관업무가 수작업에서 컴퓨터를 통한 자동처리방식으로 바뀌는 등 시간과 비용면에서 납세자들의 편의가 한층 강화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모든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대외적으로는 세관의 존재 여부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는 문제가 발생한 기관의 경우 언론이나 여론에 의해 크게 보도되거나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일시적인 현상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즉 세관 간부를 비롯, 전 직원이 묵묵히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 겉으로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게 섭섭하다. 물론 사회 각 분야 어디에 위치해 있든지 맡은바 분야에서 열심히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조직 효율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동일한 재경부 외청인 국세청은 관세청과는 달리 지방청과 일선 세무서의 업무가 확실히 구별돼 있다. 특히 서울세관은 관할지역이 상당히 넓어 강원·충청지역까지 맡고 있는 실정이며 국세청의 지방청에 해당하는 서울본부세관의 경우 일선 실무업무까지 담당하고 있어 조직의 효율성에 대한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일부에서 제기됐듯 `서울지방관세청'이란 지방청 단위의 조직을 통해 더 능률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데 현행 관세법상 `지방관세청'이란 표현이 없으며 인원 및 예산 등의 제약 요건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은 정부'란 기조아래 세관 인원도 대폭 줄었는데.
“금강산 관광의 뱃길이 뚫리면서 서울본부세관 관할인 강원도 동해세관의 인력이 새로 필요하게 됐으며 청주국제공항 등에도 신규 인력이 대폭 확충될 필요성이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현재 신규 필요인원이 1천명 정도가 된다.”
-앞으로 세관운용 방향은.
“관세행정은 국가재정 수입확보와 밀수 단속 및 국내산업 보호가 전통적인 역할이다. 뿐만 아니라 관세행정의 주변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역할 외에도 마약·불법 총기류 반입의 근절, 유해식품 및 폐기물 반입 방지에도 역점을 둬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美 테러사태와 관련 우리 나라라고 예외가 될 수 없는 만큼 보세화물관리, 수입검사 및 우편물 검사 등에 업무역량을 집중시켜 테러물품 반입에 철저를 기할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민원인들의 불편이나 고충을 초래하는 사항들을 없애 항상 친절하고 깨끗한 세관상 정립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직원 복지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직원 복지는 세관 각 직원들의 처우개선일 수밖에 없다. 국가공무원 전체 테두리속에서 세관만 고려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업무수행에 필요한 필요경비의 적절한 지급과 함께 직장내 분위기 쇄신을 위해 동호인회의 활성화를 장려하고 있다. 물론 금전적인 보상도 중요할 것이나 현재 놓여진 상황으로만 판단하면 우선 `출근하고 싶은 직장',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선결 과제인 듯싶다.”
프로필
△'44년 경북 울릉生 △경북사대부고, 영남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시 12회 △마산세관 총무과장 △구로세관장 △관세청 지도국장(부이사관) △관세청 통관관리국장(이사관) △부산세관장 △現 서울세관장 △'94년 홍조근정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