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에게 넘겼나" 세대·성별 첫 분석…서울 부동산 증여의 세가지 흐름

2026.09.04 09:37:57

등기데이터 16년치 분석…'한 세대·부부간 증여·12월 쏠림' 뚜렷

황범석 세무사 "양도세·보유세만 봐선 반쪽…증여까지 봐야"

 

​서울 부동산 증여 시장에서 부모와 자녀 간 나이 차이인 한 세대(30년)를 두고 자산이 이동하고, 절세를 목적으로 한 부부 간 증여와 12월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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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범석 한국세무사회 세무연수원 교수(세무사)와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서강대 부동산대학원 박사과정)은 한국부동산원 학술지 ‘부동산분석’ 최신호(제12권 제2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국내 최초로 증여인(주는 사람)과 수증인(받는 사람)의 연령·성별 기록을 동시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2010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6여년(195개월) 동안 서울 부동산 증여 등기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서울 부동산 증여의 주요 흐름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증여는 주로 부모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약 30년의 나이 시차를 두고 일어났다. 60대 증여가 늘어난 달에는 30대 수증이 비례해 증가했다. 상관계수는 0.983로 나타났다. 사실상 똑같이 움직인다는 의미다. 50대와 20대, 70대 이상과 40대 간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확인됐다.

 

​남편에서 아내로 명의 분할도 활발했다. 증여인은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많았으나, 수증인은 50대 이후 여성 비중이 급증해 70대 이상에서는 76.9%에 달했다. 이는 종합부동산세의 ‘인당 개별과세’ 특성을 활용해 남편이 아내에게 지분을 넘기는 절세형 증여가 상당수 포함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 16년간 서울의 부동산 증여는 매년 12월에 크게 몰렸다. 다른 변수를 배제하더라도 12월 증여량은 평시 대비 82.1% 많아, 한 해가 가기 전에 증여를 마치려는 연말 절세 수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반응도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다주택자 과세를 강화한 2020년 ‘7·10 대책’ 발표 당월 서울 부동산을 증여받은 사람은 1만2천236명으로 평균 대비 5배를 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모형으로 계산한 순수 정책 효과로만 평소보다 424.6% 증가한 수치로, 다주택자들이 매각 대신 가족 증여를 선택한 결과다.

 

특히 50대 증여인(+766.5%)과 20대 수증인(+681.9%)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7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작았다.

 

​반면 2023년부터 이월과세 적용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자, 서울 부동산 증여는 이전의 61.1% 수준으로 급감한 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절세 목적의 ‘증여 후 되팔이’ 우회로를 차단하는 제도적 정밀함이 작동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부동산 세제 논의는 늘 양도소득세와 보유세를 중심으로 맴돌지만, 정작 세금이 조여질 때 시장이 실제로 움직인 길은 ‘증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범석 교수는 “부동산세제를 설계할 때 취득·보유·양도 뿐만 아니라 증여까지 포함한 전체 자금흐름을 놓고 시뮬레이션해야 정책의 허점을 막을 수 있다”며 “세대별 반응 차이가 큰 만큼 연령구조를 고려한 정교한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범석 세무사는 한양대 경영대학교와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을 나왔다. 세무사 자격 취득 후 다솔 등 유명 세무법인, 법무법인 율촌을 거쳐 분당세무서 납세자보호실장,  국세청 조사국 조사기획과·세원정보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세무사회 세무연수원 교수, 세무회계 진수 대표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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