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교란에 공공조달 물품 외국산으로 부정납품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이어 정책·무역금융 편취까지
관세청,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 특별수사단 출범
지난 6월 코넥스(Konex) 상장기업과 대표를 검거돼 관세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세관 수사 결과 이들은 저가의 통신 부품을 고가로 반복 수출입하는 수법을 통해 수출실적을 조작해 증권시장에 부정 상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협력업체를 통해 통신장비 수입가격을 세관에 고가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11억원의 국가 보조금도 부당하게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최근 무역범죄는 탈세목적으로 수출입 실적 및 단가, 원산지를 단순 조작하는 행위를 넘어 자본시장 교란, 공공조달 부정납품,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정책금융 편취 등을 목적으로 한 재정·금융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수출입실적과 원산지 조작 등 무역을 악용한 재정편취와 금융시장 교란 범죄를 지칭하는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TBFC)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정부 사업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범죄로 꼽힌다.
관세청이 최근 5년간 수출입실적 조작범죄 단속 실적은 약 3조원에 달하며, TBFC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자본시장 교란 △공공조달 부정납품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정책·무역금융 편취 등 4가지로 요약된다.
○관세청 무역조작 범죄 단속 현황(단위: 건, 억원)
|
구 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2025년 |
2026.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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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수 |
금액 |
건수 |
금액 |
건수 |
금액 |
건수 |
금액 |
건수 |
금액 |
|
|
밀수출 |
58 |
307 |
38 |
1,436 |
70 |
2,744 |
74 |
3,021 |
44 |
5,310 |
|
가격조작 |
16 |
518 |
19 |
1,812 |
23 |
4,361 |
27 |
636 |
7 |
1,451 |
|
재산도피· 자금세탁 |
6 |
262 |
10 |
1,518 |
7 |
1,957 |
7 |
195 |
4 |
1,099 |
|
합 계 |
80 |
1,087 |
67 |
4,766 |
100 |
9,062 |
108 |
3,852 |
55 |
7,860 |
<자료-관세청>
관세청이 예시한 TBFC 유형별 대표적인 사례로는 자본시장 교란의 경우 코스닥 기술특례 부정 상장 목적으로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부산세관은 상품 가치가 없는 전지 부품의 가격을 부풀려 홍콩 등으로 수출한 후, 국내 서류상 회사를 이용해 고가조작 수입하는 수출입 회전거래를 통해 73억원의 해외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위장한 업체를 적발했다.
해당 업체는 허위 매출 실적을 공시해 마치 친환경 전지 부품 상용화에 성공해 수출하고 있는 것처럼 속여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시도했으며, 더 나아가 친환경 전지 관련 국가지원 사업에 참여해 국가보조금 약 10억원(3억 수령, 7억 예정)을 수령하고, 시중은행으로부터 무역금융대출 11억원을 편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공조달 부정납품 사례로는 국산 둔갑한 소방용 랜턴의 공공기관 부정 납품 사례가 대표적인다.
인천세관은 저가의 중국산 랜턴 완제품을 수입해 원산지 스티커를 제거하고 국산인 것처럼 재포장하는 방법으로 소방용 랜턴 3천700여개, 11억원 상당을 2년간 전국 소방서에 부정 납품한 업체를 적발했다.
소방용 랜턴과 같이 정부·공공기관이 납품받는 사회안전물품은 제품 자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이 직접 생산한 제품을 납품받도록 하고 있어 저렴한 외국산 제품이 국산으로 둔갑해 부정 납품될 유인이 크다.
노인복지용구 보험급여 편취를 목적으로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한 사례도 적발됐다. 서울세관은 요양급여 지급 대상인 성인용 보행기 등의 수입신고가격을 약 1.5배 부풀려 허위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재정 총 27억원을 편취한 ‘복지용구 수입가격 고가 조작’ 사건을 적발했다.
특히, 수입가격 고가 조작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개인 부담금이 기존 1만4천원에서 2만7천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등 선량한 기업과 취약계층 국민 모두에게 해를 끼친 대표적인 공공재정 편취 사례로 꼽힌다.
정부사업에 연계된 금융지원을 편취하기 위해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한 사례도 세관에 검거됐다.
서울세관은 상업적인 가치가 없는 소프트웨어를 고가로 조작해 약 32억원 규모의 허위 수출실적을 만들어 내고 이를 근거로 정책 무역금융 29억원을 부당 수령하려 한 업체를 적발했다.
해당 업체는 보조금 지급 대상사업(보조금액 약 1억원)에 선정되면 정책금융 등 다수의 지원사업이 동시에 연계된다는 점을 노리고 수출가격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수출입 실적이 기반이 되는 주식 상장 등 기업가치 평가나 조달·납품계약, 정부지원 사업자 선정 등을 담당하는 각 소관 부처가 심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출입 실적·원산지 조작행위 등을 직접 확인·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관세청은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3일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 특별수사단을 출범시켰으며, TBFC 특수단은 부처 간 정보공유를 통해 관세청 수출입·외환거래 자료와 소관부처별 정부지원·공공조달·자본시장 자료 등을 연계·분석하게 된다.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출입 실적 및 원산지 조작 의심업체를 선별한 후 무역범죄 수사·외환검사 조직을 활용해 이들에 대한 점검·단속에 나서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