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연구원, 세입분권지수 올해 98.5로 하락
소득세·부가가치세 등 국세 일부 지방세로 이양해야
지방정부의 지방세 비중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재정분권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분권정책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세입분권지표를 활용해 지방정부의 재원 확충과 재정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11일, 정부가 추진한 재정분권 정책이 지방정부의 재원 확충과 지방재정의 자율성 강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세입분권지표를 제안한 데 이어, 이를 활용해 재정분권 수준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지방세와 자유재원 비중 추이(예산 기준)(단위: %)
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주권정부의 재정분권 성과지표인 국세·지방세 비율(7:3)은 지방세 비중의 변화를 중심으로 재정분권 수준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정부 간 재정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일례로, 국세의 지방세 이양으로 지방세 비중이 확대되더라도 지방교부세가 축소되거나 국고보조금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 지방정부가 자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가용 재원은 오히려 감소하여 지방재정의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다.
연구원은 재정분권의 실질적인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국세·지방세 비율뿐만 아니라 정부 간 재정관계를 함께 고려한 세입분권지표를 개발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세입분권지수는 지방세 비중과 자유재원 비중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해 산정한 지표다. 지방세 비중은 국세와 지방세를 합한 규모 중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율이며, 자유재원 비중은 지방세, 지방교부세, 국고보조금을 더한 규모 가운데 지방세와 지방교부세가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보여준다.
세입분권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기준연도보다 세입분권 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100을 하회하면 저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지수는 국세와 지방세 간 세원 배분과 중앙·지방 정부 간 재정 관계를 함께 반영하는 것으로 지방세 비중이 확대되고 지방세와 지방교부세의 증가율이 국고보조금의 증가율을 상회할 경우 상승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원이 분석한 세입분권지수에 따르면, 2014년 94.7까지 하락한 이후 2010년대 후반 재정분권 추진으로 2022년 103.6까지 상승했지만 올해는 다시 하락하기 시작해 98.5로 내려앉았다. 이는 재정분권의 실질적인 수준이 낮아지면서 기준연도인 2010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2008~2026년까지 지방세 비중은 상승한 반면, 자유재원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예산 기준 지방세 비중은 2008년 20.8%에서 올해는 23.2%로 2.4%p 오른 반면 자유재원 비중은 같은 기간 74.1%에서 64.9%로 9.2%p 내려앉았다.
이 기간 국고보조금의 연평균 증가율(CAGR)은 8.27%로 자유재원의 연평균 증가율(5.68%)을 2.59%p나 웃돌며 자유재원 비중을 낮췄다.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고보조사업 확대에 따른 국고보조금의 빠른 증가는 지방정부의 지방비 매칭 부담을 증가시켜 자유재원의 감소를 초래하고,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2010년대 후반 지방소비세 확대가 지방정부의 자율적 재원 기반을 강화하기보다는 국고보조사업 확대에 따른 지방비 부담을 보완하는 역할에 머물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한, “재정 분권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과제인 국세·지방세 비율 7:3 달성을 위한 재정 분권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단순히 지방세 비중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장성이 높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이양해 지방세와 지방교부세 등 자유재원의 증가율이 국고보조금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상회할 수 있도록 정부 간 재정 관계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원은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중기재정운영계획 등을 반영한 세입분권 예상지수를 산출하고, 세출분권 지표를 포함한 재정분권지수를 구축해 우리나라 재정분권 수준과 변화 추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