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넥스포 아시아(Vinexpo Asia)를 다녀온 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보였다.”
지난달 26~28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넥스포 아시아’에 우리 술 홍보관(K-SUUL Pavilion)을 사상 처음으로 개관하고 이를 실무 총괄한 정희진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비넥스포 아시아는 지난해 60개국 약 9천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가한 아시아 최대 B2B 주류박람회로, 소비자 대상 시음회가 아니고 주류를 수출하고 수입하는 바이어들의 무대라고 할 수 있다.
국세청이 이번 박람회에 ‘K-SUUL관’을 처음으로 개관한 것은 우리 주류 수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1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이런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온 프로젝트였다.
박람회가 열린 홍콩은 동서양 문화가 어우러지는 글로벌 미식의 도시로, 세계 각국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밀집해 F&B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항이자 주요 중개무역 기지로, 글로벌 식품기업들에 전략적 재수출 거점 역할을 한다. 많은 해외 식품·와인 기업들이 홍콩을 경유해 중국 본토와 마카오 등 제3국으로 제품을 재수출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 본토 식품 기업들 역시 홍콩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곳이다.
이처럼 아시아 주류 유통의 허브로 볼 수 있는 홍콩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우리 술 전시관을 열어 인지도를 끌어 올려 볼 계획이었다.
‘K-SUUL관’은 박람회장에 입장하면 전면에 배치돼 있어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고 한다. 75㎡ 규모(약 23평)에 총 16개의 부스가 마련됐고, 이곳에 작년 ‘K-SUUL AWARDS’ 수상 주류 9개와 대기업·중소제조사의 소주, 맥주 등이 전시됐다.
수상 주류인 도한청명주, 산사춘, 베베마루아내를위한, 복분자음, 사화유자, 경복궁소주, 내외39, 사락GOLD, 차이나타운 외에 대선주조(대선, 대선샤인머스캣), 롯데칠성음료(새로, 순하리유자), 무학(좋은데이, 과일소주 18종), 보해양조(보해복분자, 매취순), 오비맥주(카스, 카스제로), 하이트진로(참이슬, 일품진로), 한라산(한라산, 과일소주) 등 지방 소주사와 대기업 제품이 함께 선을 보였다.
‘K-SUUL관’을 총괄 지원한 국세청의 계획은 “우리 술 산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 무대에서 선보인다”는 것이었다. 외국에 많이 알려진 소주와 맥주를 비롯해 막걸리, 약주, 과실주, 리큐르 등 ‘K-SUUL’을 한눈에 보여줌으로써 우리 술에 대한 인상을 새롭게 바꿔보겠다는 의도였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바이어들이 우리 술에 관심이 꽤 컸다고 한다. 이는 K-팝, K-뷰티 등 K-컬처 열풍이 ‘K-SUUL’로 옮겨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비넥스포 아시아 주관사가 박람회 개최에 앞서 홈페이지를 오픈했는데, 해외 바이어들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우리 술 업체에 연락해 계약사항을 문의하는 ‘희소식’도 전해졌다.
또한, 우리 술 부스마다 해외 바이어들이 시음과 상담을 진행하며 명함을 주고받는 등 이번 박람회가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큰 도움이 됐다는 전언이다.
전용 전시관을 마련해 ‘K-SUUL’을 한 묶음으로 보여주는 첫 시도를 위해, 국세청은 소비세과 관리자와 직원 6명을 파견했다. 심욱기 법인납세국장을 비롯해 정희진 소비세과장, 이정훈 팀장, 실무진 3명이 홍콩으로 날아가 박람회를 지원했다.
아쉬운 부분은 비넥스포 아시아 ‘K-SUUL관’ 설치 운영과 관련해 국세청 예산이 0원이었다는 점.
그 때문에 국세청은 한국주류산업협회, 대기업 주류제조사와 협업으로 이번 ‘K-SUUL관’을 운영했다. 국세청 내에 주류 수출지원과 조직을 별도로 두고 1년 예산만 150억원에 달하는 일본 국세청과 비교하면 너무 초라한 수준이다. 일본 국세청은 이런 조직과 예산으로 매년 8~10회의 해외 박람회에 참가해 ‘사케’를 홍보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 술이 아시아 최대 무대서 세계화의 첫발을 내디뎠고, K-컬처의 열풍과 결합되면 수출 분위기가 희망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정희진 소비세과장은 “박람회 기간 중 홍콩 현지 슈퍼 몇 곳을 방문했는데 가는 곳마다 우리 소주가 진열돼 있었고 한국 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술을 어떻게 즐기면 좋은지에 대한 정보가 없으므로 ‘K-SUUL’ 아카데미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박람회 주관사의 조언도 들었다”며 K-컬처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노력과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이번 비넥스포 아시아 참가에서 축적한 세계 주류 시장 동향과 각국의 인적 네트워크, 우리 술의 수출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