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자산 과세 예정대로…국세청 연내 고시 마련"

2026.05.08 09:57:26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

 

문경호 소득세제과장 "해외가상자산신고제·CARF 통해 검증 가능"

"기타소득 과세, 불확실성·분쟁 가능성 사전방지 고려"

 

 

정부가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과세체계의 결함을 지적하는 전면 재검토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조세전문가들은 과세형평성과 집행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강행은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와 대여를 통해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시스템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과세가 진행돼야 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폐지하면 근로소득·사업소득과의 형평성이 깨진다”며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모든 수익에 대해 포괄주의에 따라 법인세 과세 중인 법인과 개인과 형평성도 깨진다”고 말했다.

 

또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제도가 시행돼 법률적 보호와 제도권 편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득세 과세도 제도권 편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익통산, 이월공제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와의 과세체계 차이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소득세제는 열거주의, 미국의 소득세제는 포괄주의로 다른 나라와 세제가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과세체계에 맞춰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열거방식인 양도소득보다는 포괄적 성격이 강한 기타소득으로 과세해 불확실성과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점을 고려해 만든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투세가 시행되고 있지 않아 주식과 같은 금융상품의 경우에도 이월공제는 현재 허용되고 있지 않다”며 “기타 소득으로 하여 단일세율 20%로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45% 최고세율의 종합과세보다 낮은 세율을 부담하는 것이 일부 고액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도 했다.

 

해외거래소, 탈중앙거래소, 개인간 거래에 대한 과세정보 확보가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외가상자산신고제 가산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개인의 자발적 노력과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회원국 간의 정보 공유를 통해 신고·검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사인간 거래를 통한 탈세행위는 가상자산만의 문제는 아니고 금이나 현금에서도 발생한다”며 “탈법적인 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과세인프라를 확대해 과세실효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과장은 ”여러 가지 다른 자산을 활용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들에 대한 과세에 대해서는 시행령을 통해 국세청장의 규율범위로 위임한 상태로 지금 국세청에서 관련 고시를 마련 중에 있다. 국세청이 지금 5대 가상자산사업소들과 그간 6차례 간담회를 개최하며 실무 조율 중이며, 연내 국세청 고시가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거래 자료의 수집 관리, 신고 납부 등 세금 관리를 위한 국세청 전산 시스템은 이미 구축돼 있는 상태”라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도 현재 문제없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 소득신고를 통한 과세도 일정 부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헀다.

 

금투세와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투자소득세가 가상자산 과세의 전제조건이라는 논리는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주식의 경우도 대주주, 해외 주식, 비상장 주식에 대해 과세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은 과세에서 빠져야 된다는 논리는 균형이 맞지 않다”라고 밝혔다.

 

오문성 교수 "금투세 폐지로 가상자산과 형평성 문제"

과세 인프라 미비…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과세 우려

기타소득→양도소득 전환, 이월결손금 5년이상 공제 필요

 


반면 학계에서는 현행 과세체계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현행 가상자산 과세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 교수가 꼽은 첫 번째 문제는 과세형평성이다. 2024년 12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주식 일반투자자는 납세의무가 없다. 반면 가상자산투자자는 내년 1월 22% 과세가 예정돼 있다.

 

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입법 이후 인프라 미비를 이유로 3차례 유예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오 교수는 그러나 “5년간 3차례 유예에도 불구, 소득구분의 이론적 부적정성·결손금 이월공제 불인정·과세인프라 미비라는 구조적 문제는 단 하나도 해소되지 않은 채 2027년 시행 예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3가지 문제는 상호 연결된 구조적 결함이다. 오 학회장은 현행 법상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점을 핵심 결함으로 꼽았다. 일시적·우발적소득이 아닌 반복적·계획적 자본이득인 만큼, 이를 양도소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손실을 다음해로 넘겨 공제받는 ‘이월결손금 공제’가 불가능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납부세액이 실제로 거둔 순이익을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납세자들에 대한 설득이 없다면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세공백 문제도 있다. 국내 중앙화 거래소(CEX)를 통한 거래는 포착할 수 있지만, 해외 중앙화거래소(CEX)·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간 거래인 P2P 거래, 탈중앙화 금융(DeFi)는 과세가 어려워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실질과세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세청은 지난달 송언석 의원실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스테이킹·에어드롭·NFT·DeFi 과세기준은 ‘수집 중’이라고 답했다.

 

오 교수는 4가지 개선 원칙으로 △양도소득체계 정합성 확보 △순소득과세원칙 구현 △글로벌스탠다드 정합성 △단계적 접근원칙을 제언했다.

 

그러면서 “과세 전 가상자산 소득구분을 ‘기타소득’이 아닌 ‘양도소득’으로 전환하고, 이월결손금 최소 5년 이상 공제 신설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과세 시행전 반드시 충족돼야 할 5개 선결조건으로 △기타소득→ 양도소득 전환 입법 완료(이월결손금 5년공제 신설 포함) △신종거래유형 과세기준 법령 명시 △CARF 법제화 완료 △거래소 보고의무 체계 완비 △납세자안내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가상자산의 시행시기와 과세체계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심태섭 서울시립대 교수는 “가상자산이 주식인지 상품인지를 확정지어서 과세 방식을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 역시 가상자산의 성격이 확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 과세는 조금 이른 측면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일부 국가의 경우는 아직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가입도 하지 않고 있는 등 과세 준비도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소득원천이 나올 가능성을 염두하고 과세방식을 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 역시 “과세제도는 시장 여건·과세인프라 등을 반영해야 한다며 내년 시행은 이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한 교환이 활발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정보 교환, 국내·외국 거래정보 포착 등 과세 인프라를 고려해서 신중히 과세해야 되고 그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세인프라가 아직 미비한 만큼 내년 금융소득 과세가 될 때 함께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는 “법적 안정성· 포괄적 소득 과세 측면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예정에 따라 시행돼야 한다”며 “예정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시장에 큰 혼선과 납세의무자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그간의 반복된 유예가 오히려 과세 준비를 늦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투세 시행과 동시에 가상자산 과세도 같이 이뤄져야 형평성 시비가 없어질 수 있다”며 “가상자산 과세와 함께 금투세도 다시 시행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테이킹, 에어드롭 과세기준, 취득원가 산정 등 미비한 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국세청의 신속한 과세 인프라 미비 보완점 마련을 촉구했다.

 

정성철 법무법인 SL파트너스 회계사는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간 거래(P2P) 등은 포착하기 힘든 구조”라며 “지금 형태로 과세가 시작되면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형평성이 어긋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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