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관습

2001.08.16 00:00:00


“어느 세무서에서 근무하셨소?”

“의류 업계쪽은 다뤄 보셨나요?”

여느 기업체 입사시에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물어봄직한 질문들이 세무사에게 던져진다고 한다. 다름 아닌 신규 개업세무사가 찾아간 수임업체 담당자가 한 말이다. 이렇게 대뜸 실제 업무와는 전혀 관련없는 질문들이 종종 터져 나와 당사자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것도 다소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인상마저 받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세청에서 물러나 공직경험이 있는 세무사일 경우 상황에 맞춰 술술 풀어갈 수 있겠지만 1·2차 세무사 시험에 내리 합격하고 바로 문을 연 순수 고시출신 세무사에게는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물음에 처음엔 너나 할 것 없이 할 말을 잃는다고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학연·지연·혈연 등 인맥에 의존하는 관행은 세무사업계도 예외 지역이 아니다.

얼마전에 개업한 고시 출신 某 세무사는 “개업 초창기에 수임업체를 방문했는데 공직경험에 대해 하나같이 비슷한 질문을 해 매우 난감했다”며 “지금이야 많이 적응됐으나 똑같은 전철을 밟을 후배들을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또다른 세무사는 “그런 짖궂은 납세자들은 아예 무시한다”면서 오히려 납세자에게 “비록 실무경험은 부족할지 모르겠으나 능력으로 평가해 달라”고 설득하는 한편 본인에게는 이론적으로 더욱 철저히 무장하자며 스스로를 달랜다고 한다.

이들 고시출신들은 단순히 기장대리업무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에게 특화되고 전문화된 업무를 개발키 위해 안간힘을 쓴다.

공직 경험이 있느냐, 수임업체를 잘 아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잣대는 각 세무사들의 능력과 업무에 임하는 자세, 노력일 것이다.

새 천년 세무사업계가 부르짖는 `변화'라는 말이 수임관행에 새 바람을 일으키도록 할 일이다.


문영재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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