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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캣츠'. 2017.07.17. (사진=설앤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
T.S.엘리엇의 시가 바탕으로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를 담았다. '메모리'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등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넘버가 일품이다.
뮤지컬을 상업화한 스타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작한 작품으로 웰메이드 뮤지컬의 모범 답안으로 통한다. 덕분에 1981년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세계 30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7300만명이 관람하는 등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로이드 웨버는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분위기에 맞춰, 여전히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있다. 2014년 12월 리바이벌 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2015년 파리, 시드니에서 이 버전이 공연됐고 지난해부터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올해 두바이, 크로아티아, 벨기에, 스위스에 이어 서울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이 버전이 공연되고 있다.
이야기의 줄거리나 뮤지컬의 구성 그리고 넘버와 무대·소품 등지에서 크게 변한 건 없다. 하지만 메이크업 등 분장의 변화, 일부 넘버의 스타일 변경 등 좀 더 치밀한 구성으로 짜임새가 더 탄탄해졌다.
예컨대 '메모리'의 주인공이자 과거 화려했던 시절에 대해 회한에 젖는 그리자벨라가 더 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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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캣츠'. 2017.07.17. (사진=설앤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
넘버 중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극장 고양이 거스가 스타였던 시절에 공연한 그로울타이거(Growltiger)를 떠올리는 장면에서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가 재즈 스타일로 변경된 점이다. 이와 동시에 말을 하지 못하는 마법사 고양이인 미스토펠리스가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를 함께 부르는 장면 또한 이채롭다.
이런 세세한 부분들은 초연한 지 40년을 향해 가는 '캣츠'가 여전히 세련되고 신선한 작품이라는 걸 증명한다.
변화에 상관없이 언제나 감정 이입이 가능한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 매력은 여전하다. 특히 나이가 들어갊에 따라 여러 번 공연을 보는 관객이 많은데 그 때마다 마음에 드는 고양이가 달라지는 점도 '캣츠'의 특기할 만한 점이다.
어릴 때는 다양한 재주를 부리는 마법사 고양이 미스토펠리스가 마냥 좋고 그보다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해지는 청년 시절에는 섹시한 몸매와 몸짓의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가 멋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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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그리자벨라 '메모리' 장면, 뮤지컬 '캣츠' 중. 2017.07.17. (사진=설앤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
사회 초년생 때는 다른 고양이를 챙겨주는 리더인 사회자 고양이 멍커스트랩, 사회 생활이 녹록지 않음을 깨달아가는 중년들은 '메모리'의 주인공 그리자벨라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너미'가 새로운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메모리'를 부르는 그리자벨라를 '올해의 젤리클' 고양이로 선택한 순간이 그래서 더 뭉클하다.
한국에서 '빵 아저씨', 이제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빵 서방'으로 유명한 브래드 리틀이 이번에 연기한 선지자 고양이인 올드 듀터러노미는 갈수록 중장년 관객들이 지지를 받고 있다. 오는 9월10일까지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