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장 류철균 교수가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3일 구속됐다.
전날 류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류 교수에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 증거위조교사, 사문서위조교사,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이다.
전날 오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는 류 교수 신병을 확보하려는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 측과 방어권 보장을 주장하는 류 교수 측 변호인이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 교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모든 것을 다 인정하고, 소설가·교수로서 모든 것을 잃게 된 것을 참담하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응분의 대가를 받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류 교수 측 변호인은 기자들에게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정씨를 잘 봐주라'고 (류 교수에게) 3번 얘기했다"며 "최씨와 정씨를 류 교수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설가로서 필명 '이인화(二人化)'로 더 잘 알려진 류 교수는 정씨가 대리수강과 대리시험으로 특혜를 얻은 수업으로 알려진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담당교수였다.
류 교수는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씨에게 기준보다 높은 학점을 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는데도 정씨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도 제기됐다. 이 수업에서 정씨는 온라인 강의도 대리 수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해 12월30일 류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다 이튿날인 31일 오전 6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특검팀은 브리핑을 통해 "류 교수가 현직 교수 신분이고 진술 태도 등에 비춰 증거 인멸 염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체포했다"고 긴급체포 배경을 설명했다.
특검팀은 지난 1일에도 오후 1시40분께 류 교수를 소환해 정씨에 대한 특혜 여부와 배경 등에 대해 조사했다.
류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영원한 제국' 등 베스트셀러 소설 작품을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청년희망재단 초대 이사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편 독일 등지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정씨는 덴마크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정씨는 현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강제 추방 절차를 거쳐 국내로 송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