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주먹 감자 때)의 감정을 이번 경기에까지 이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카를로스 케이로스(61·모잠비크) 이란 감독의 '주먹 감자' 세러모니를 지켜봤던 이청용(26·볼턴)이 냉정함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청용은 16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다스트게르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표팀의 이란에서의 첫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지난해 있었던 이란의 수준 이하의 그런 행동들은 나도 기억하고 있지만 그때의 감정을 이번 경기에까지 이어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해 6월19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뒤 최강희(55) 전임 대표팀 감독을 향해 '주먹 감자'를 날리며 감정을 자극했다.
한국은 당시 안방에서 당한 패배의 아픔에다가 상대 감독에게 모욕까지 당하며 심한 충격에 빠졌다. 상황을 지켜본 한국 축구팬들도 이란의 도발에 끓어올랐다.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의 마지막 상대가 이란으로 정해졌을 때, 반긴 이유 중 한 가지도 지난해 당한 모욕을 설욕할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청용은 냉정할 것을 주문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경기는 '원정 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악명 높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려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이란전은 어떻게 생각하면 경기를 하는 것보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더 힘들다"면서 "안 좋은 환경에 계속해서 몸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무래도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가 예정된 아자디 스타디움의 높은 해발 고도와 관련해서 그는 "고지대에서의 경기는 선수들이 많이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를 하는데 조금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하지만 힘들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항상 상대를 이기기 위해 경기장에 나서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큰 지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청용은 해발 1200m가 넘는 곳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의 높은 해발 고도보다 10만 관중에 대해 더 신경을 썼다.
그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의 경기를 꺼리는 이유로 "아무래도 많은 관중들의 야유나 함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 뿐만 아니라 이란과의 경기는 워낙 거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록 평가전이지만 단단히 각오하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이청용은 마지막으로 "이란에서의 경기는 항상 힘들었는데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