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4)의 소속팀 스완지시티가 캐피털원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창단 후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스완지시티는 25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래드포드(4부리그)와의 2012~2013시즌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전에서 네이선 다이어(2골)와 조나단 데 구즈만(2골), 미구엘 미추의 연속골로 5-0 완승을 거뒀다.
스완지시티는 지난 1912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스완지시티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까지 획득하는 기쁨을 누렸다.
기성용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격해 스완지시티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주전 수비수 치코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시티 감독의 복안이었다.
평소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던 기성용은 중앙 수비수 역할까지 완벽하게 수행하며 멀티플레이어로서의 활용 가치를 드높였다.
이날 기성용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공격 가담을 최대한 자제하고 수비에 집중했다. 전반 37분 옐로 카드를 받을 정도로 수비에서 전투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애슐리 윌리엄스와 함께 중앙에서 짝을 이룬 기성용은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며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후반 17분 개리 몽크와 교체된 기성용은 팬들의 열렬한 환호성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나왔다.
스완지시티는 최정예 멤버로 브래드포드를 상대했다. 지난 18일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전에서 휴식을 취했던 주전 선수들이 모두 투입됐다.
라우드럽 감독은 '골잡이' 미추를 최전방에 세우고, 파블로 에르난데스와 다이어를 좌우 측면에 배치해 골을 노렸다. 웨인 라우틀리지와 데 구즈만과 레온 브리튼에게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겨 공수를 조율하게 했다.
스완지시티는 빠른 측면 공격 전개로 경기를 주도했다. 브래드포드가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스완지시티는 전반에만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해 2골을 터뜨렸다. 반면 브래드포드는 단 1개의 슈팅 시도 조차 없었다.
선제골은 전반 15분 다이어의 발끝에서 나왔다. 역습 상황에서 미추의 왼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나온 것을 다이어가 문전으로 쇄도해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로 기세를 올린 스완지시티의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결국 전반 39분 미추의 추가골이 터지며 점수를 2골 차로 벌렸다.
미추의 침착한 골 결정력이 돋보였다. 미추는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한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스완지시티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다이어가 라우틀리지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스완지시티의 골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데 구즈만이 2골을 더 보탰다. 데 구즈만은 후반 14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골로 연결했고,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까지 터뜨려 팀의 5-0 완승을 완성했다.
브래드포드는 후반 10분 매트 듀크 골키퍼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