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케냐에서 부부젤라 소음으로 시비를 벌이던 2명의 사내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이 4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일 수도 나이로비의 한 바에서 월드컵 가나-우루과이전을 시청하던 프란시스 오티에노 씨는 부부젤라를 불며 가나를 응원하고 있었다. 이때 함께 경기를 관전하던 에티오피아 국적의 한 사내가 시끄럽다며 불만을 토로한 뒤 밖으로 나가자 오티에노 씨는 사내를 뒤따라가며 부부젤라를 불었다.
갑자기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오고 오티에노 씨는 부부젤라를 들고 복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에 흥분한 주위 사람들이 오티에노 씨를 찌른 에티오피아 사내를 숨어 있던 그의 집에서 끌고 나와 몽둥이와 발길질, 돌 등으로 구타해 숨지게 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오티에노 씨의 친구는 "에티오피아 사내가 담배를 산 뒤 친구와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다. 이어 친구가 밖으로 나가는 사내를 따라가며 부부젤라를 불었고 이후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 왔다."라고 전했다.
이날 칼에 찔려 피를 흘리던 오티에노 씨를 병원으로 옮긴 한 이웃은 "병원에서 돌아와 보니 에티오피아인이 사람들의 구타로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케냐에서는 2주 전 한 고등학생이 뉴질랜드-이탈리아전의 결과를 놓고 친구와 시비 끝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