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조세제도·세무사제도 발전방안 논의
변정희 회장 "국제적 시각으로 세법 토론 큰 의미"
섬이룽 SCTP 회장 "양국 세무우수성 촉진역할 탐구"
한국세무사석박사회(회장·변정희)는 지난 1일 싱가포르세무사회(SCTP)와 해외학술회를 갖고 양국의 조세제도 및 세무사제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학술회는 섬이룽 싱가포르세무사회장이 ‘싱가포르의 조세제도’를 발표한데 이어 박일중 세무사의 ‘한국 세무사의 역할과 직무’, 조덕희 세무사의 ‘한국조세제도의 소개’ 발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앞서 변정희 회장은 인사말에서 “세무사들이 국내에서 논문 발표, 도서 발간, 학술회의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시각을 갖고 두 국가의 세무사들이 자국 세법을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크다”고 이번 학술대회가 양국 조세제도 발전을 위한 라운드테이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한국의 정치권에서도 세법에 대해 뜨거운 쟁점으로 다루고 있지만,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며 일례로 상속세를 지목했다. 특히 “경제성장, 물가·집값 상승, 소득 증가, 상속재산의 시가평가로 과표가 높아지는 등 24년간 변화된 경제가치들에 걸맞은 세법 개정이 한국에는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세무사들은 오로지 세법의 기본과 원칙대로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기여하는 방향에 대해 정확하게 말해야 하고 감세를 통한 증세효과도 설명해야 한다”고 세제 발전을 위한 세무사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변 회장은 “한국은 상속세, 증여세, 배당소득세, 양도소득세 등 싱가포르에 없는 세법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는 필요할 때 세율을 조정하지만, 법인세와 소득세 또한 대체로 낮은 세율로 이뤄져 있다. 낮은 세율로 인해 부자와 우량기업이 싱가포르로 몰린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의 한 컨설팅업체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부자 순유출 규모가 세계 4위인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는 순유입이 세계 3위다”며 “세법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높다”며 강조했다.
스웨덴의 예도 들었다. “한때 상속세율 70%로 부의 대물림을 막고자 했으나 ‘황금알을 낳는’ 기업의 배를 가르는 수준의 세법으로 인해 기업들이 자국을 떠나자 결과적으로 세수는 줄고 실업률은 올라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 상속세를 폐지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과 싱가포르 상호 간에 차이가 있는 세법에 대해 양국 세무사들이 학술회의를 통해 설명을 듣고 질의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앞으로도 계속돼 양 국가와 국민의 생활에도 이익이 될 수 있는 만남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 세무사의 역할에 대하여도 논의가 있길 희망한다”고 마무리했다.
섬이룽 SCTP 회장은 환영사에서 “SCTP 이사회를 대표해 따뜻하게 환영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환대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우리는 이메일과 줌 회의를 통한 소통에 익숙해졌지만, 이러한 모든 형태의 소통은 대면 상호작용의 가치를 대신할 수 없다”며 “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더 잘 이해하고, 새로운 발전을 따라가며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와 세무 환경에 계속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지난 몇년 동안 법인세 뿐만 아니라 VAT 또는 GST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BEPS의 진행상황과 BEPS 필라 2의 도입 및 여러 관할 구역, 특히 싱가포르에서의 적용은 세무 직업과 환경을 매우 흥미롭고 역동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몇년간 싱가포르에서 세무 직업을 위해 실행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니셔티브를 강조하며 한국의 세무환경을 더 잘 이해하고 양국의 전문단체들이 어떻게 세무 우수성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탐구하자고 요청했다.
섬이룽 SCTP 회장은 전체 세션 이후 “아주 흥미롭고 유익하며 생산적인 토론 시간이었다. 이 훌륭한 대화가 계속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달 28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해외학술회에는 변정희 회장을 비롯해 고지석 역대 회장, 문명화·박승식·배정희 부회장, 조덕희·박일중 상임이사, 민승환·박백수·송기숙·이장우·정진태·홍옥진·김종숙 자문위원, 이상혁·김나연·김세택·김창오·송주섭·연인식·이영은 이사 등 31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