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축협과 NH농협은행을 이용하는 30대 이하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최근 3년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연도별 연령대별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농협 이용객의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총 991건으로, 전년도 356건과 비교하면 1년새 3배 가량 증가했다.
피해액은 총 214억1천400만원으로 당해연도 농협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액의 24.4%를 차지했으며, 2021년의 13%와 비교하면 10%p 이상 증가한 규모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협을 이용하는 10대의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2021년 3건, 2022년 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5건으로 늘어 3년새 5배나 증가했다. 최근 3년간 10대의 피해액은 총 6천900만원으로 건당 평균 약 383만원이었다. 20~30대의 경우 지역 농축협 이용객의 피해증가가 두드러졌다. 2021년 51억9천만원(254건)이던 피해액은 지난해 151억1천900만원(585건)을 기록해 3년 사이 3배 가량 급증했다.
‘최근 3년간 연도별 피해 유형별 발생현황’을 보면, 지난해 ‘대출빙자 사기’ 비중은 전체 발생 건수 대비 37.9%로 전년(2022년)의 15.8%와 비교해 22.1%p 늘어났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대출상품을 미끼 삼은 금융사기 범죄 피해가 점차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윤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보이스피싱 예방 및 피해지원 관련 추진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최근 3년간 2천219억원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NH농협은행이 피해예방 및 지원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피해액 대비 1.62%인 36억3천320만원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농축협의 경우 별도의 시스템 구축 없이 대부분의 예방사업이 홍보 및 교육활동에 그쳐 현재 고도화된 금융사기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준병 의원은 “그동안 보이스피싱은 흔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알려졌으나, 이번 자료에 서 보았듯이 쉽게 당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30대 이하 청년층에까지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대출빙자 사기 등의 보이스피싱을 저지르는 것은 반사회적 악질 범죄로서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앞으로 청년층 대상 보이스피싱 예방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