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과감하게'…"사전상속제도 형식으로 혼인 증여세 과세특례 도입"

2023.12.08 11:00:33

고경희 세무사, '계간 세무사'에서 주장

 

청년 세대의 결혼을 유도하면서 출산율도 높이려면 현재 정부가 내놓은 ‘혼인 증여재산 공제’보다 좀더 과감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조세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사전상속제도의 형식으로 혼인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고경희 세무사(전 한국여성세무사회장)는 ‘계간 세무사’ 가을호에 내놓은 ‘혼인 증여재산 공제 도입에 대한 고찰’에서 “정부가 마련한 신혼부부에게 적용되는 1억원까지 세금이 없는 혼인 증여재산 공제제도 도입은 환영한다”면서도 “좀더 강력한 정책의 도입”을 제안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혼인 증여재산 공제 1억원을 신설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혼인 외 출산 증여재산 공제(1억원)도 신설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혼인 증여재산 공제로 부부가 3억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출산하는 경우에도 자녀출생일 후 2년 이내에 증여받은 재산을 추가로 1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혼인·출산 공제를 모두 받는 경우 총 공제한도는 1억원이다.

 

고 세무사가 제안한 사전상속제도는 출산율 저하, 급속한 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젊은 세대로의 부의 조기이전을 촉진함으로써 결제활력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2005년 12월31일 도입됐다.

 

이 제도는 증여 당시는 낮은 세율로 증여세를 부담하고 향후 증여자가 사망시 증여일부터 상속개시일까지의 기간이 5년 또는 10년 이내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해 다시 상속세로 정산해 추가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제도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사전상속제도로는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와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가 있다.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는 50억원(10명 이상 신규 고용시 100억원) 한도로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5억원을 공제하고 세율 10%로 증여세를 부과한다. 10년간 사후관리기간이 있으며 증여자가 사망했을 때 다시 상속세로 정상해 추가로 상속세를 납부한다.

 

고 세무사는 이 방식을 적용해 “결혼비용부터 주거, 출산 및 양육비, 교육비 등에 소요되는 금액을 감안해 미리 사전상속 할 수 있도록 사전상속제도의 하나로 혼인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억원 등 일정금액을 일괄공제하고 초과하는 금액은 10%의 증여세를 부담하게 한후 향후 증여자가 사망시 증여일부터 상속개시일까지의 기간이 5년 또는 10년 이내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하고 다시 상속세로 정산해 납부토록 하자는 내용이다. 이 역시 사후관리기간을 둬 사용용도를 주택구입 및 전세금, 출산비용, 양육비, 교육비 등으로 한정하고 내역을 국가에 보고토록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고 세무사는 “혼인 증여세 과세특례를 도입해도 국가 입장에서는 증여받을 당시에는 낮은 세율로 증여세를 부과하지만 증여자가 사망했을 경우 다시 상속세로 정산해 부과하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오상민 기자 osm115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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