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 상표권 넘기고 가맹비 수입은 은닉…동생 회사엔 통행세

2022.07.27 12:00:00

국세청, 민생침해 탈세자 99명 세무조사 착수

 

국세청이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민생침해 탈세자 9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기본생활 분야에서 불법·불공정행위로 폭리를 취하거나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며 편법적으로 재산을 축적한 탈세혐의자 등을 중점 검증한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먹거리·주거 등 서민 기본생활 분야 폭리 탈세자 33명 △공정경쟁 저해 탈세자 32명 △불법 대부업자 등 서민 생계기반 잠식 탈세자 19명 △고액 입시학원, 장례식장 등 민생 침해형 탈세자 15명이 포함됐다.

 

 

국세청이 밝힌 조사 착수사례를 보면, 사주 자녀가 법인 명의 슈퍼카 10여대를 사적 사용하는 등 사주 일가가 회삿돈으로 호화생활하던 식품 도소매업체가 조사대상에 올랐다.

 

식품 제조·수출업체를 운영하는 A씨. 최근 K-푸드 유행으로 인기가 늘자 제품 가격을 올리는 한편, 기존 법인의 주소지에 자녀 명의 법인을 추가로 세웠다. 수십억원의 매출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해외 수출 판매대금은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입금받아 소득을 숨겼다. 자녀가 회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꾸며 연간 수억원의 고액 급여를 지급하는 수법으로 법인세를 탈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주일가는 법인 카드로 고가시계 등 명품을 구입하고, 법인 명의로 총 26억 상당 슈퍼카 10여대를 구입해 자녀 자가용으로 사용했다. 이 중에는 최고가 약 7억원에 달하는 슈퍼카도 포함됐다.

 

또한 탈루한 소득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호화·사치생활을 하다가 국세청의 조사를 받게 됐다.

 

 

거래처와의 중간거래에 사주 동생 명의 회사를 끼워넣는 일명 '통행세'를 거둬 회사 이익을 빼돌리고 법인자금도 편법 유출한 프랜차이즈 업체도 국세청 조사대상에 올랐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맹점을 수백개로 늘린 이 업체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전국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가맹비와 교육비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했다.

 

또한 사주 동생 명의인 광고대행 업체를 기존 거래처와의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광고용역비를 과다 지급하는 수법으로 변칙적으로 부를 이전했다.

 

법인 개발 상표권 십여개를 대표자 명의로 등록 후 대표자에게 상표권 양도 대가 수십억원을 지급해 법인자금을 부당 유출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들 기업들의 매출 분산·누락 및 법인자산 사적사용 혐의를 엄정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유지보수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C건설업체. 동종업체와 입찰가격을 담합하는 한편, 소규모 공사는 할인을 미끼로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매출신고는 누락했다.

 

대단지 아파트 하자보수 공사 수주로 수입이 급증하자 직원 명의로 위장업체를 세워 거짓 세금계산서를 받았다. 전업주부인 사주의 배우자, 고령의 친척에게 급여를 허위 지급하기도 했다.

 

또한 사주의 주택을 신축하는데 필요한 설계·자재비용을 법인의 공사원가로 비용처리해 법인자금 수십억원을 부당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리 수취 불법대부업자, 보험사기 브로커 및 병원, 악덕임대업자, 고액 입시·컨설팅 학원도 주요 조사대상이다.

 

환자 알선 브로커 조직인 D광고업체는 환자의 본래 질환 치료 외에 다른 치료를 추가할 경우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안과·성형외과 등에 환자를 알선하는 수법으로 병의원과 함께 실손보험금을 편취했다.

 

또한 병의원으로부터 수십억원의 환자 알선대가를 받고 정상 광고용역을 제공한 것으로 거짓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개인 브로커와 하부조직에 지급한 수수료 비용을 부풀리기도 했다.

 

병의원들은 실손 보험금 편취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브로커 조직에 지급한 불법 알선대가를 정상 광고비로 처리한 혐의가 포착됐다.

 

국세청은 브로커 조직과 연계 병의원 및 하부조직의 탈루 혐의를 일괄 조사할 방침이다.

 

 

무자료 매입상품, 고리대부 담보물 등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개인간 거래로 위장·판매하고 신고 누락한 판매업자도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온라인 중고전문 판매업자 E씨는 가족·지인 명의로 다수 계정을 운용해 무자료 매입한 미개봉 상품 및 가짜 명품 등을 개인간 거래(C2C)로 위장해 판매했다. 판매대금은 지인 명의 차명계좌로 받아 판매대금 전액을 은닉했다.

 

또한 전당포업도 하며 담보물로 확보한 고가의 귀금속, 시계, 명품 가방 등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유통시키기도 했다.

 

E씨는 탈루 소득으로 최고급 스포츠카 및 아파트 분양권을 가족 명의로 취득하고, 해외여행, 주식투자 등 호화·사치 생활을 즐기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은 자금사정이 어려운 영세사업자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고금리를 뜯은 미등록 대부업자도 조사한다.

 

미등록 대부업자 G씨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영세사업자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법정 최고금리(20%)의 두 배가 넘는 고리(高利)로 자금을 대여했다. 원리금은 자녀 명의 차명계좌로 입금토록 하여 소득을 숨겼다.

 

본인이 운영하는 건설자재 도소매업체를 자녀 명의로 위장 등록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탈루한 정황도 드러났다.

 

탈루한 소득을 편법 증여해 배우자와 자녀 명의로 수십억원의 부동산을 취득하기도 했다. 증여세 신고는 누락했다.

 

국세청은 이자수입, 증여세 신고누락 혐의에 대한 엄정 조사에 나선다.

 

법인 명의 주택에 거주하며 임대소득 신고를 누락한 사업자도 국세청 조사대상에 올랐다.  맛집 프로그램 등에 출연한 유명음식점의 사주인 H씨.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는 그는 모든 주택을 임대하며 임대소득을 거뒀다. 대신 법인 명의 주택을 가족 주거용으로 사적 사용했다.

 

그는 3주택 이상 보유자로서 월세와 보증금 등 간주임대료 수입 모두 신고해야 하나 전액 누락했으며 사주의 주택에 설정된 근저당을 법인자금으로 상환해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J예체능 전문 입시학원은 수능 전·후 특강 명목으로 학생 1인당 5∼600만원의 고액 컨설팅비를 현금으로 받고 수입금액을 신고 누락했다.

 

또한 실제 근무하지 않은 직원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복리후생비 명목으로 가공경비를 처리해 소득 탈루하기도 했다.

 

학원장은 탈루소득으로 서울 강남 등에 근린상가를 취득해 임대사업장 3곳을 운영하고, 고가의 외제차 여러 대를 구매하는 등 호화·사치생활을 누리다가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지점의 사업자 등록을 누락하고, 과세매출을 면세로 신고해 부가가치세를 탈루한 공원묘원도 세무조사 대상이다.

 

평장‧수목장을 고가에 분양하는 T공원묘원은 본점 외에 여러 곳의 공원묘원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지점사업장을 등록하지 않고 비석, 경계석 등의 과세매출을 면세로 신고해 부가가치세를 탈루했다.

 

국세청은 또한 업체 대표 명의 묘원분양대행업체에게 과다한 분양대행료를 지급해 이익을 분여하고, 대표에게 지급한 가지급금을 장기 미회수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부당 유출한 것으로 보고 매출 누락, 가공경비 계상, 법인자금 유출 혐의 등에 대해 엄정 조사할 방침이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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