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 투자 2.6배 늘었는데 역외탈세 적발은 ‘제자리’

2021.10.07 11:18:57

조세회피처 투자 2015년 7.4조원→2020년 17.7조원 증가

국세청 역외탈세 적발규모 매년 1조원대 수준 그쳐

용혜인 의원, 과세당국이 전문화된 조세회피·탈세 못 따라가

 

최근 6년에 걸쳐 주요 조세회피처 35곳에 대한 투자액이 약 2.6배 급증했음에도 같은 기간 동안 국세청이 적발한 역외탈세 규모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역외탈세 적발역량이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이 OECD와 IMF 등이 지정한 조세회피처 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 통계에 집계되는 35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조세회피처 투자가 2015년 63억달러(7조4천억원)에서 2020년 163억달러(17조7천억원)으로 약 2.6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해외투자금액에서 조세회피처에 투자하는 비율도 증가해, 2015년 20.6%에서 2020년 28.7%로 8.1%p 급증했으며, 신규설립법인 수도 265곳에서 385곳으로 1.5배 늘었다.

 

이와 달리 국세청이 역외탈세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한 세액은 2015년 1조2천861억원에서 2020년 1조2천837억원으로 오히려 줄었으며, 지난 6년간 역외탈세 적발액도 7조원으로 조세회피처 투자총액 대비 8.2%에 불과했다.

 

용혜인 의원은 “조세회피처 투자 전체를 탈세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조세회피처 투자 가운데 상당수가 자금은닉 의도를 가진 만큼, 조세회피처로의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다면 역외탈세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역외탈세 적발규모가 답보상황인 점을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에서 해외조세도피처로 순유출된 금액은 1천155억달러(138조원)에 달한다. 이 기간동안 송금된 금액은 7천428억달러(842조원), 수취한 금액은 6천273억달러(711조원)로 매년 22조원 가량이 조세회피처로 순유출되고 있으나, 역외탈세 적발금액은 5.4%에 그치고 있다.

 

 

각 법인별 조세회피처 거래액은 금융법인의 순유출액이 931억달러, 공공법인 278달러로 확인된 가운데, 민간법인은 135억달러를 순유입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용혜인 의원은 “최근 공개된 판도라 페이퍼스에 따르면 글로벌 엘리트들이 조세회피나 탈세를 시도하고 있다”며, “대규모 전문화된 조세회피와 탈세를 과세당국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6년간 조세회피처 투자액이 84조원, 조세회피처로의 순유출액이 138조원에 달함에도 총 역외탈세 적발금액이 7조원이라는 것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작년에도 지적한 사항인만큼 탈세추적의 고도화가 실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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