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검증제, 세무조사보다 납세순응도제고 효과적”

2010.08.09 15:06:00

전병목 조세연구위원 "세무조사와 유사한 직접적 정책수단 필요"

자발적 납세순응도 제고를 위해서는 세무조사와 유사한 정책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그 일환으로 외부 전문가를 통한 세무검증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병목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오후 서울 가락동 조세연구원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세원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 공청회’에서 “납세순응도 제고 측면에서 간접적인 인센티브 제공, 제도적 규제 등의 기존정책은 현재까지 세원투명화에 크게 기여해 왔으나 향후 추가적인 기여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기존의 제도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소득탈루는 자발적 순응노력이 낮은 것이 원인인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정책수단의 도입이 필요하며, 납세순응도 제고효과를 갖는 검증수준을 가정할 때, 과세당국의 세무조사보다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은 세무검증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간접적 규제정책은 정직한 납세자들의 납세순응비용을 더욱 높여주겠지만 순응수준이 낮은 납세자의 순응노력을 높이는 데는 제한적이며, 더구나 소비자 인센티브 정책은 막대한 제도운영 비용의 문제와 더불어 투명성 제고로 제도도입의 목적이 달성된 이후에는 제도폐지가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낮은 자발적 순응노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직접적 납세순응정책인 세무조사와 유사한 정책노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으며, 구체적으로 국세청이 세무조사 비율을 확대하는 조치와 함께 외부전문가를 통한 세무검증제 도입방안이 병존한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비슷한 납세순응도 제고효과를 갖는 검증수준을 가정할 때,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은 세무검증제도를 유력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으며, 이 경우 민간활용에 따른 효율성 증가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시장의 역학관계에 따라 세무사의 세무검증 실효성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제도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개선방안과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제시했다.

 

- 세무검증제도 무슨내용 담고 있나?

 

한편, 전 연구원이 제시한 세무검증제 도입안은 일정금액 이상 수입을 가지면서 세원투명성 제고 필요성이 높은 현금사용비중이 높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업자에 대해 세무사에게 장부기장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검증받도록 의무화하자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세무검증 대상 사업자는 종합소득세 신고시 과세표준신고서 외에 세무사가 작성한 ‘검증확인서’를 함께 제출하고, 세무검증제도 대상 사업자의 범위는 일정소득 이상의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업종으로 한정했다.

 

전 연구원은 제도도입시 대상사업자 수를 최소화해 시행하고 향후 운영상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적용 대상 사업자 수가 많을 경우 검증 소요시간이 늘어나는 등 세무사의 부담이 과다해 원활한 제도정착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세무검증제 도입시에는 28만 9,000여명에 달하는 대상 업종의 전체 사업자 수의 10% 범위내에서 시행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며, 연 수입금액 5억원이상 기준  적용시 약 1만 9,400명의 사업자가 검증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세무검증확인자는 전문적인 지식과 고도의 윤리의식을 갖고 이에 대한 외부감시 시스템이 존재하는 세무사, 공인회계사, 세무법인, 회계법인 등이 바람직하며, 세무검증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관련업무를 직무에 추가하고 검증관련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소득세법에 따른 세무검증’을 세무사의 직무에 추가해 검증을 담당하는 세무사가 효율적으로 세무검증을 할 수 있도록 세무사에게 관련 장부·서류 열람권, 자료제출 요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주장이다.

 

세무검증의 내용은 성실한 세무신고 유도 목적이므로 기존의 주요 조세회피 방안들을 포함해 구체적인 세무검증 내용을 담은 체크리스트에 따라 검증이 필요하고, 세무사의 탈세 방조·조장 예방과 사업자의 성실신고 간접 유도, 시간·비용 면에서의 실행가능성 등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할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부실 세무검증시 해당 세무사 징계절차 마련해야"

 

아울러 세무검증 확인서를 제출한 이후 세무조사를 통해 부실 세무검증이 밝혀질 경우 해당 세무사에 대해 이에 상응하는 징계를 취해야 하며, 징계의 종류는 과실 정도에 따라 과태료, 직무정지, 등록취소로 구분하되 사전적으로 세무검증 세무사가 징계의 대상이 되는 ‘부실 세무검증’의 내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고의· 중과실로 부실하게 세무검증한 세무사를 처벌하는 방안과 세무사가 위반한 세무검증 체크리스트의 내용에 따라 처벌하는 방안 등 징계의 수위는 세무검증 중 부실한 부분의 비중에 따라 차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세무검증비용은 세무검증을 받는 사업자가 부담하되,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검증비용에 대해 세액공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더불어 성실사업자에 준해 의료비·교육비 공제 허용 하는 한편, 세무사 및 사업자의 신고부담 완화를 위해 세무검증을 받은 사업자에 한해 종합소득 확정신고기간을 5월말에서 6월말로 연장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반면, 세무검증제도의 원활한 운영과 사업자의 제도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위해, ‘세검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무신고에 준해 가산세를 부과하고, 세무조사 사유에 추가하는 한편, 세무사의 세무검증시 허위·불성실하게 답변한 사업사의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나왔다.

 

전 연구원은 또한, 세무검증 사업자가 엄격히 검증하려는 담당 세무사를 교체하고 불성실하게 세무검증하는 다른 세무사를 찾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엄격한 세무검증을 회피하는 경우 세무검증제도의 실효성이 현저히 감소하므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고 밝혔다.

 

이 경우 세무검증 사업자는 검증 세무사를 다음 과세기간의 1월말까지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하고, 검증 세무사를 교체하는 경우에도 이를 국세청에 신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전 연구원은 세무검증제가 도입될 경우 시행시기는 2011년 귀속 소득분에 대해 2012년 신고시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권종일 기자 page@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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