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前대통령 조문와야…"

2009.03.30 15:28:52

"그래도 마지막 가시는 길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조문와서 사죄해야하는 것 아니냐"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된 고(故)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 상가에서 일부 조문객은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1985년 당시 5공화국 군사정부가 '부실기업 정리', '산업 합리화'의 미명 아래 부당하게 양 회장의 국제그룹을 인위적으로 '해체'한만큼, 장본인이 직접 고개 숙여 사죄하고 고인의 한을 풀어줘야한다는 주장.

양 회장은 지난 1993년 "정부의 공권력 행사가 기업활동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했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무능한 도산 기업주'라는 오명을 씻었지만, 유족들에 따르면 가해자인 5공 인사들로부터 제대로 사과를 받은 적은 없다.

아홉째 사위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내가 알고 있는 한, 그 쪽 사람들이 장인 어른께 개인적으로 유감의 뜻을 전달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고인에 대해 "기업 경영하는 분 답지 않게 내성적이고 과묵하며 강직하셨다"고 회고하며 "여러가지 억울한 일로 일반인 같으면 화병이 나실만도 한데, 잘 견뎌내셨다. 술 한잔 하셔도 결코 가족들 앞에서 누구를 원망하거나 신세 한탄을 하신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권 대표는 1990년대 중반 4년 정도 직접 양 회장을 한 집에서 모셨다고.

또 일부 조문객은 옛 국제그룹이나 양 회장의 '전설적' 명성에 비해 상가가 크게 북적이지 않자 "국제그룹이 사라진지 20년이 넘어 사람들로부터 많이 잊혀진 것 같다"며 안타까워 하기도.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각 그룹 총수 등 주요 재계 인사들과 양 전 회장은 거의 한 세대 차이가 나고, 같이 활동하며 친분이 있던 분들은 대부분 먼저 세상을 뜨셨다"며 "직접 조문하실 분들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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