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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5. (월)

세무 · 회계 · 관세사

이창규 세무사회장 “세무사회 主人은 말없는 다수 회원"

"주인이 뭘 바라는지 최 우선 살피겠다”

지난 8일 세무사회관에서 개최 된 제30대 한국세무사회 회장 취임식은 조촐하지만 정갈하고 엄숙하게 치러졌다. 외부인사는 초청하지 않았다.

 

이는 이 날 취임식 주인공 이창규 회장이 ‘검소한 취임식’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누구 못지않게 두터운 인맥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 회장이지만 63빌딩이나 코엑스 같은 데를 빌리려면 억대의 돈이 들어가는데 겉만 번지르하게 취임행사를 개최 하는 것은 금쪽같은 회원들 회비를 낭비하는 것이라는 이 회장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내실’을 중요시 하는 이창규 회장은 지난 6월말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상대후보를 누르고 제30대 회장에 당선 됐으나 상대측 불복으로 인해 두달 넘게 마음고생을 했다. 예상했던 대로 법원은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사필귀정’을 입증했고, 보통사람 같으면 억울한 심경을 격하게 토로할 법 했지만 그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회원들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하는 명제만이 그의 머리에 가득했다는 것이 주위의 전언이다.

 

자신을 내 세우기보다는 겸양과 단단한 내공을 지녀 국세청 재직 때부터 그를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숨은 일꾼’으로 통해 온 이창규 제30대 한국세무사회 회장.

 

그가 그리는 세무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 지, 13000 여 회원 대표로서 무슨 포부를 가지고 있는 지를 들었다. <편집자 주>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제30대 회장에 당선 되셨습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남다르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회원들의 기대에 어떻게 제대로 부응할 것인 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역대 회직자와 선배 동료 회원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오늘의 세무사회가 있습니다. 회원 1만3000 명에 달하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조세전문가단체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세무사제도와 한국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신 역대회장님을 비롯한 회직자와 회원여러분의 노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선거 이후 상대측이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때 심경이 어땠습니까?

 

“회장이란 회원과 회의 발전을 위한 봉사자로서 나 보다 회원과 회의 이익을 우선하여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결과로 초래된 불미스러운 상황은 회원과 회를 위한 봉사자로서 성숙되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하며, 저 역시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취임식에서 용서를 구한 바 있습니다. 이제 저 이창규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반목과 갈등은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우리 1만3000 회원의 권익보호와 세무사회의 위상제고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13000 회원 권익보호-위상제고가 최우선 과제...꼭 이뤄 낼 것”

 

 

 

-세무사라는 직역에 대한 도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어떻게 대처 해나가실 생각입니까?-

 

“그 동안 우리 세무사회는 회계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부여 폐지, 세무사의 기업진단업무 획득 등 50년 숙원사업을 성취하고, 고용산재보험사무대행, 성년후견인 제도 등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세무사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대내외적 여건은 여전히 많은 도전과 시련을 겪고 있기에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세수증대 정책에 따라 세무사에 대한 세제혜택은 점점 축소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세무사에 대한 책임문제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전문자격사에 대한 서비스시장 개방 확대에 따라 우리 세무사업무에 대한 개방요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런 세무사업무와 관련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저를 비롯한 우리 집행부일동은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언론에서도 많이 도와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세무사계의 현재 과제는 ‘화합’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화합에 대한 복안이 있습니까?-

 

“선거과정에서도 밝혔듯이 대화와 소통으로 수년간 반복되어 왔던 세무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통합의 새로운 한국세무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될 수 있으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도 경청해서 저보다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되면 이유 불문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입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도 저의 화합노력을 적극 지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조금씩만 마음을 더 열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참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 사는 곳엔 어디 든 크건 작건 불협화음 없는 곳이 있겠습니까. 세무사계의 화합문제도 저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세무사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세무사들은 기본적으로 양식과 자긍심을 가지고 계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때그때 서로 이해관계가 얽힐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화합이 안 될 일은 없다고 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 대하다 보면 화합은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부터 노력 하겠습니다””

 

-선거 때 알찬공약을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 하는데 무엇부터 손 댈 생각입니까?-

 

“공약했던 내용을 다시 꼼꼼하게 챙겨보고 있습니다. 우선 회원들의 일반회비 50%인하를 비롯한 전자세액공제가 축소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회원의 귀책사유가 아닌 부실기장으로 인해 징계를 받는 일이 없도록 징계양정규정을 개정하고, 세무사에 대한 징계권을 세무사회로 가져오는 세무사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선거공약 꼼꼼하게 점검...회원 귀책사유 아닌 것으로 징계 받는건 안될말”

 

 

 

-그 밖에도 약속하신 공약이 더 있죠?-

 

“물론이죠. 변호사의 세무사자동자격을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과 지방소득세에 대한 세무조사를 국세청으로 일원화 하도록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 밖에도 회원 여러분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무너진 세무사회의 질서를 바로잡아 정상화 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공약한 사항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뤄 내야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청년 및 여성세무사의 회직 참여기회를 확대를 비롯해서 세무사랑프로그램의 보급 확대, 회계프로그램 데이타 변환 서비스 제공 등 우리 회원들이 사무실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 하나하나 사명감을 가지고 추진 해 나갈 작정입니다”

 

-역대 회장들을 보더라도 공약을 다 이행 하기란 현실적으로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물론 쉬운일은 아니죠. 그러나 회원들이 힘을 모아 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회원들의 지원과 제가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국세행정에 몸담았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현 집행부에는 지방국세청장 출신을 비롯해서 매우 유능한 분이 많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또 회원들의 협조가 따른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봅니다”

 

-세무사업무는 분명 최고 엘리트 직종이고 유능한 인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스스로를 비하하는 풍조가 일견 발견 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현상은 세무사계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보는데, 어떻습니까?-

 

“맞습니다. 세무사직종은 정말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분야입니다. 실질적으로 세무사들이 국가재정 정책의 원활한 수행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닙니까? 제가 생각키로는 세무사에게 거는 기대가 국가나 사회적으로 크기 때문에 파생되는 현상도 있다고 봅니다. 뭐랄까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논리 말입니다. 역설적으로 기대가 클 경우 그 기대에 부응하면 더 큰 자부심과 찬사가 따르겠죠. 소위 극소수의 ‘정치꾼’이 아닌 대부분의 세무사는 국가와 사회가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 지를 잘 알고 거기에 부응하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세무사에게 부하 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해 나가면 세무사에 대한 신뢰는 계속 신장 되리라 믿습니다”

 

 

 

 

 

 

“회원들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알아...역량 총 동원해 기대에 꼭 부응할 것”

 

 

 

-역대 회장들 중에는 맘은 콩밭에 가 있는 이도 있었습니다. 세무사회장 자리를 정계진출 기회로 활용하려다 성공한 케이스도 있고 회원들의 호된 비판을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죠. 회장님은 정계진출 뜻 없습니까-

 

“하 하~ 전혀 없습니다. 만약 정계진출에 꿈이 있었다면 오래전부터 아마 다른 경로를 택했겠죠. 세무사는 저의 천직입니다. 천직을 버릴 순 없죠. 아시다시피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겁니까? 저는 선거 때 약속했던 대로 미력하지만 우리 세무사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여건 속에서 고유 업무를 편하게 수행 할 수 있을까, 세무사들의 공통적인 과제인 업무영역 확대를 어떻게 하면 잘 성취할 수 있을까 등등 오로지 세무사업무 환경개선에 제 한 몸 다 바칠 각오입니다”

 

 

 

“회장 임기연장 문제 논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역시 회원들 뜻이 중요”

 

 

 

-이건 좀 다른 얘깁니다 만, 회장임기 2년은 너무 짧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회원들이 2년마다 선거에 동원되다 보니 너무 번거롭다는 견해에서부터 행사예산낭비와 함께, 무엇보다 회무의 연속성과 일관성에 문제가 많다는 겁니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견해라고 보는데 회장님 생각은?-

 

“그런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서로 장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회원들의 뜻이 어디 있느냐 이겠죠. 필요할 경우 그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 돼야할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회원들 뜻과 관계없이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절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저사람 회장 뽑길 잘했다’는 말 듣고 싶어...정계진출? 아예 무관심”

 

 

 

 

-회장님에 대한 회원들 기대가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본회 부회장과 서울회장을 역임하신 이른바 정통코스를 밟은 데다,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경륜과, 개인적인 역량을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찬이십니다. 다만 세무사를 위해 어떻게 봉사하고 무슨 일을 해야겠다는 방향은 가슴 속에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사람 회장으로 뽑았더니 생각보다 잘하네’라는 말을 꼭 듣고 싶습니다. 세무사회 역사에 성공한 회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 것이 저를 믿고 지원 해 준 회원여러분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역사에 남는 회장이 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슨 복안이 있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저를 포함한 회직자들의 진정성이죠. 세무사회는 어느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지 않습니까? 모든 회원 한 분 한 분이 우리회의 주인이죠. 그래서 저는 몇몇 목소리 큰 회원보다는, 다수회원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제일 먼저 살피겠습니다. 비록 몇몇 사람에게는 비판을 받을지언정 오로지 회원들을 섬기고 회원들 뜻을 받드는 회장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저를 반대 했던 분들도 저의 진정성을 믿고 세무사제도 발전에 기꺼히 동참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창규 회장은 대담 말미에 “’세무사계에도 이제 새 기운이 돋는 기운을 느낀다‘고 말하는 회원들 격려가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더 느끼게 한다”면서 “분골쇄신, 죽을 힘을 다해 세무사 발전에 모든 것을 바칠 생각”이라고 재삼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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