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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경제/기업

[탄핵가결]'정중동' 경제부처…"평소처럼 업무 전념"

9일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를 지켜본 관가는 담담한 모습이다. 한 달 넘게 이어온 촛불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서면서 정국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인 위험에 처한 만큼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들이 내년도 경제성장이 2%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흔들리지 말고 업무에 전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실제 대부분 부처들은 상황의 예의주시하면서 차분히 할 일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제팀을 이끌어가는 기획재정부의 경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주요 간부들이 함께 탄핵소추안 가부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한 대응 논의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유 부총리는 이날 황교안 총리 주재의 임시 국무회의 등이 끝난 뒤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총리가 국정 전반에 대해 말씀한다면, (부총리는) 현 경제상황이 어려우니 경제팀의 수장으로서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경제와 관련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보내야하지 않나 한다"면서 "(시장에) 경제를 안정적으로 챙기겠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중 발표예정인 내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탄핵을) 한다고 해서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 그러면 시장이 더욱 혼란해진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혼란스런 국정상황을 틈타 원전 등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에 전념하자는 내부 분위기"라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가 중요 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등 소관 업무에 대해 챙기고 있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 법 집행 기관은 탄핵 정국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담담한 모습이다. 이들 부처는 정국 상황과 관계없이 사건 처리를 예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은 전날 서울지방국세청장과 부산지방국세청장 등 1급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세정 공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세청 관계자는 "퇴직 등으로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년과 다름없이 진행된 인사"라면서 "지방청장 자리가 공석이 될 경우에는 그에 따른 업무 공백이 크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먼저 인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도 예정된 사건 처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얼마 전에는 디젤차를 친환경차로 허위·과장 광고한 아우디 폭스바겐를 제재하기도 했다.

다만, 정국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24일로 예정됐던 간부워크숍을 이달 19일로 미뤘다. 공정위는 이듬해 업무 계획을 짜기 전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여 워크숍을 연다. 공정위는 1박 2일로 예정됐던 워크숍도 당일만 하는 것으로 정했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지난 8일 취임 2주년을 맞이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했다. 탄핵안이 가결된 9일 오후에도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챙기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탄핵안 가결과 촛불시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도 "예정된 사건 처리 일정이 있기 때문에 평소처럼 큰 동요 없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의 현실화되면서 공직 사회 지도부 공백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불안도 감지된다.

연말에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만큼 내년도 정책 준비와 관련해 행정 공백의 여파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많은 부처들이 정기 인사를 앞두고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지금 내년도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는데 탄핵이 통과된 상황에서 누구한테 보고를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상황이 바뀌면서 다 헛수고가 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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