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골프채를 면세기준인 200불 이하로 가격을 조작한 후 수 년간에 걸쳐 국내 반입해 온 밀수입업자가 세관에 검거됐다.

인천본부세관(세관장·김대섭)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876회에 걸쳐 미국 경매 사이트 등에서 고가의 수제 퍼터, 골프백, 헤드커버 등 총 1천378점, 시가 12억 상당의 골프용품을 구입한 후, 저가로 속여 국내 반입·판매해 온 김 씨(39세·남) 등 3명을 밀수입혐의로 검거해 조사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미국 경매사이트 등에서 구입한 골프용품을 자신이 사용하는 물품으로 가장해 특송화물과 국제우편을 통해 밀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관련, 현행 관세법에서는 미화 200불 이하의 자가 사용 물품인 경우 관세가 면제되고 간이하게 통관되고 있다.

이들 밀수입업자들은 목록통관제도을 악용해 미국 경매 사이트를 통해 고가의 퍼터와 골프백 등을 구입한 후, 미화 200불 이하로 가격을 조작해 특송화물이나 국제우편물로 밀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밀수입한 퍼터는 대부분 한정판(통상 50개~200개 내외)으로 생산되어 경매 사이트나 수집가들을 통해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골프용품으로, 시가 1천250만원 상당 퍼터(GSS 모델)를 미화 200불 이하로 가격을 속여 반입했다.

검거된 이들 피의자들 또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등 부유층 자제들로서, 그동안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밀수한 고가 골프용품을 한정된 인원만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동호회 카페 ‘카OO’, ‘OO몰’, ‘O마켓’ 등을 이용해 음성적으로 판매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밀수입한 고가의 골프용품 중 스카티 카메론 퍼터의 경우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한 SSS모델은 개당 400~600만원, 독일제 스틸을 이용한 GSS 모델은 1,000만원 이상, 골프백은 150만원~400만원, 헤드 커버는 10만원~6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적발된 이번건 외에 이들이 해외로 결제한 송금액이 추가로 발견되는 등 밀수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적 중에 있다”며, “자가사용 물품을 가장한 고가 스포츠용품의 불법 해외직구를 단속하기 위해 특송화물이나 국제우편물을 이용한 빈번 반입자를 정밀 분석하고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