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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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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대오 흔들리는 새누리당, 친박-비박 '대결' 양상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경 투쟁을 선언했던 새누리당이 28일 내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당내 일각에서 현재 파행 중인 국정감사를 정상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같은 주장은 특히 비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정감사 보이콧 방침을 둘러싸고 '단일대오'를 유지하려던 당 지도부의 계산과 달리 친박-비박 간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중진연석간담회를 개최하고 정 의장 사퇴 시까지 '단일대오'를 재확인했다. 정 의장의 결단 없이는 국회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는 비박계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전날 '나홀로 국감 복귀'를 선언하며 당내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을 우려해 친박계가 대다수인 당 지도부가 이날 아침부터 단단히 내부 단속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김성원 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중진 의원들은 강력한 단일대오를 형성해서 의장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결의를 다졌다"며 "모든 중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최고위원 지도부에게 모든 일정을 위임하며 앞으로 의장의 사퇴가 있을 때까지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다.

민경욱 대변인도 "당대표가 목숨을 걸고 단식을 계속하는데 우리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수는 없다"며 "오늘 오후 3시 결의대회를 계기로 강력한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국회의장 사퇴를 위한 압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장우 최고위원 역시 "강력하게 나가기로 결론을 냈다"며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정 의장이 물러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대표는 전날 "나는 밀실에서 거래하는 사람이 아니고 장난이나 쇼로 단식을 시작한 것도 아니다"라며 "정세균이 물러나든지 내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비박계의 분위기는 친박 일색인 지도부와 조금 온도차가 있다. 정 의장에 대한 성토는 계속하되, 국정감사는 국민과의 약속이기에 이 부분은 정상화하는 게 맞지 않냐는 의견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당 지도부가 국감을 바로 수행하는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며 "단식투쟁은 당대표 결단이니까 그건 계속 하되, 다른 의원들은 국감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다수는 강경한 분위기지만 일부 소수는 빨리 (국감을)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마지막에는 뭐 강경파들이…"라며 당내 소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 국감 복귀 선언을 했다가 자당 의원들에 의해 감금되는 수난을 겪은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 국회의 일정은 지켜져야 하고 그것은 국회의원의 특권 아닌 의무"라며 "국방에는 여야가 없다. 그게 기본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라고 국감 진행 의사를 거듭 밝혔다.

당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라디오방송을 통해 "정 의장이 진정성을 갖고 일방적인 사회권 행태는 시정하겠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다면 대화로 충분히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친박 강경파들과 입장차를 드러냈다.

강 최고위원은 "제일 큰 목적은 (정 의장의) 사퇴지만, 우리가 대화를 하고, 의장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나온다면 우리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감에 대해서도 "우리 최고위원들도 사실 겉으로 공개적으로 이야기는 안하지만, 많은 의원들도 아마 그런 방법(국감 복귀)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공감은 하고 있다"며 "조만간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고 우려를 안 하게 될 좋은 방법이 안 나오겠는가 생각한다"고 보이콧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회주의를 지키자면서 국감을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세균 의회주의 파괴는 계속 싸워야하지만 국감 거부를 지속해선 안된다. 국감과 정세균 규탄은 분리해서 ‘투 트랙’으로 가야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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