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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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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불법 다단계 사기 'FX마진거래 중개사업'…수법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속여 1조원 가량을 챙긴 다단계 금융사기범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그 수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지난 21일 이 업체 김모(46)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는 FX마진거래 중개 사업 등 해외사업 투자 수익으로 매달 1~10%의 수익과 원금을 보장한다고 속여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1만2076명으로부터 1조96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는 환율의 변동에 따라 외국환을 환전해 차익을 남기는 거래를 말한다.

특별한 거래소가 존재하지 않는 장외상품으로, 국제 딜러은행(IB)들이 청산보증을 하면서 유동성을 공급한다.

해외 소매외환딜러들은 최유리가격에 일정 거래비용을 더한 호가를 국내 금융투자회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김씨는 홍콩에 법인을 설립하고 소매외환딜러를 확보해 중개하는 사업을 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게 투자를 제안 받았다는 고모씨는 "자기들이 홍콩 법인을 세웠는데 수수료를 엄청 많이 취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며 "그들과 거래하는 해외 딜러들이 많이 있고 딜러들이 거래를 할 때마다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수익을 남길 수 있다면서 투자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래를 하는 해외 딜러가 거의 없거나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이 과정에서 실제 FX마진거래 중개 실적이 미미함에도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거래량이 조작되는 가짜 프로그램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그동안 투자자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원금·이익 배당에 사용한 4843억원 전액은 돌려막기로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집책들에게 지급된 수수료만 25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를 1만명 넘게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보험설계사들을 끌어들여 고객을 유치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간 모집책과 보험설계사들을 활용해 고액자산가와 개인사업자 등 고객들을 투자하도록 끌어들인 것이다.

고씨는 "당시 투자설명회를 여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엄청나게 끌어모았다"며 "상당수의 보험설계사들이 연루 돼 투자자들을 모으고 인센티브를 챙기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이후 개인이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건 사람, 지인들 돈을 다 끝어모았다가 피해를 본 사람 등 많은 피해자가 생긴 것으로 안다"며 "특히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에선 이른바 패자부활전을 위해 또 다른 업체를 만들어 비슷한 일을 한다는 얘기가 만연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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