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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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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농구가 세계 8강…'황금세대'의 등장

한국 17세 이하(U-17) 농구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다.

오세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2016 국제농구연맹(FIBA) U-17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중국에 75-70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에서 한국이 8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독일대회에서 12위, 2012년 리투아니아대회에서 11위에 머물렀다. 2014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대회에선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 남자농구가 청소년과 성인대표팀을 통틀어 국제농구연맹(FIBA) 주관 대회에서 8강에 오른 건 대한민국농구협회가 FIBA 회원국이 된 194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20년째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는 남자농구의 현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황금세대의 등장이 눈에 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이정현(17·군산고), 양재민(17·경복고), 신민석(17·군산고)이 주인공들이다.

이정현은 185㎝의 가드로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23점을 몰아치며 득점부문 전체 3위에 자리했다. 어시스트는 평균 4.8개로 1위다.

빼어난 공격력과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활약 중인 국가대표 슈터 이정현(29)과 경기 스타일이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공교롭게 이름도 같다.

최근 스페인 프로리그 유스팀의 입단 제의를 받아 화제를 모은 양재민은 198㎝의 장신 포워드로 볼 핸들링과 스피드, 돌파, 슈팅을 모두 갖췄다. 경기당 17.5점 5.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양재민은 지난해 FIBA 아시아가 선정한 베스트5 스몰포워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유일한 청소년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아 구력이 길다. 고교 선배인 국가대표 최준용(22·연세대)을 연상케 한다.

최준용과 양재민을 모두 지도한 신종석 경복고 코치는 "200㎝의 신장에 저렇게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두 선수 모두 기본기까지 탄탄하기 때문에 향후 더 무섭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민석은 이번 대회 출전명단에 포지션이 센터로 표기됐지만 사실 포워드 자원이다.

키가 197㎝로 포워드에 어울리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3번째로 크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페인트 존에서 버티고 있다.

평균 15.5점 7.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한 전형적인 포워드다.

한국 남자농구는 방성윤(33), 정상헌(33), 정재호(33), 김일두(33·이상 은퇴) 등이 3학년으로 고교 무대를 주름잡던 2000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들은 '슈퍼 01학번'으로 불리며 한국 농구를 이끌어 갈 재목들로 평가받았지만 방성윤이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일조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황금세대'의 등장이 반가우면서도 이들이 꾸준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주위의 올바른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양재민과 신민석은 각각 2009년과 2010년 KBL이 진행했던 '장신자 발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장신자 육성 사업은 KBL에서 유망주 발굴 사업의 일환으로 주최단체 지원금을 활용해 지원했으나 지원금이 기금으로 편입되며 프로 단체에서 아마추어 엘리트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한편, 한국은 다음달 1일 8강전에서 대회 4연패를 노리는 세계 최강 미국을 만난다.

미국은 이 대회에서 세 차례 모두 우승을 차지한 최강이다. 16강전에서도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109-56, 53점차로 대파해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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