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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내국세

안무혁 정화위원장→국세청장-'초긴장'

-창간 50주년 기념 기획특집-

안무혁 사회정화위원장을 제5대 국세청장으로 맞이한 국세청은 저 밑바닦에서부터 최상층부에 이르기까지 일순 긴장감에 빠졌다. '안무혁'이라는 이름 석자를 익히 들어 보긴 했지만 결코 친근하게 와닿지는 않았다.

 

전두환 대통령을 비롯한 노태우, 박희도, 김복동, 정호용, 박세직, 박철언, 이춘구,장세동,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 등과 함께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신군부 주체세력인 '하나회' 소속인데다 사회정화위원회가 보여 준 추상같은 '사회정화 활동'에 주눅이 잔뜩 들어 있던참에, 그 위원장이 국세청 수장으로 온 것에 지레 겁부터 먹은 것이다.

 

 

전두환 정권, 즉 제 5공화국 출범 직후 생긴 사회화위는 '정부와 사회의 정화운동을 주도하며 국민의식을 개혁한다'는 목적이었지만, 내면에는 신군부 정권창출 정당화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사회정화위가 보여 준 공직부패에 대한 '칼질'은 모든 공직사회를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직원들, 위임사에서 '공평과세'언급하자 '뭘좀 안다?' 다소 안도 

 

1980년 7월 2급 이상 고위직 243명을 포함 공무원 5,480명과 국영기업체 임직원 3,111명을 부정부패, 무사안일, 기밀누설 등의 죄목으로 숙정했다. 사회정화위의 '활약상'이 기억에 쟁쟁한 국세청 직원들은 '안무혁' 등장에 거의 '패닉'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반면 힘 있는 실력자가 청장으로 오면 국세청이 그 잇점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로 반기는 측도 없지는 않았다. 

 

1982년 5월 21일 국세청강당(현 서울 양평동 전산실 강당)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안무혁 국세청장은 '국민들은 가난해서 겪는 고통은 감내하지만 불공평에서 오는 고통은 참지 못한다'면서 '공평한 과세'를 취임일성으로 천명했다. (한국세정신문 1982년 5월 27일자 1면)

 

 

취임사는 간결했지만 힘이 있었다. 얼굴에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는 듯 했으나 눈빛은 엄청 매서워 보였다는 게 취임식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취임식을 마친 직원들은 다소 안도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권위적이지 않고, 특히 '공평한 과세'라는 말에서 국세행정에 대한 인식이 어느정도 정리 돼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안무혁 국세청장은 취임 5일만에 '이철희-장영자 사건' 관련자 17명에 대해 재산압류초치를 취한다. 대검이 이철희 장영자 부부를 외환관리법위반으로 구속한 이후에도 국세청의 재산압류는 20일가까이 미뤄져 오다 안무혁 청장 취임과 함께 전격 단행 된 것이다. 물론 법철차에 따라 집행 된 것이지만, 전임 김수학 국세청장 퇴임의 도화선이 된 이규동 씨 등 권력핵심부 연결자들의 재산압류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컸다.

 

안 청장은 취임 한 달만에 대대적인 '친절운동'을 전개한다. 모든 국세공무원은 청장부터 9급직원까지 누구나 가슴에 '친절'마크를 달고 근무했으며, 납세자와 친절대화요령까지 만들어 보급했다. 매일 아침마다 전국 모든 세무관서는 친절교육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계속>

 

<서채규 주간> se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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