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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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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체육인들 "진천선수촌 시설 최고···후배들 더 열심히 하길"

 태릉선수촌에 익숙한 선배들의 눈에 최신식 시설들로 들어찬 진천선수촌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들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열 진천선수촌에서 후배들이 더욱 나은 성적을 거둬주기를 당부했다. 

 대한체육회는 27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 벨로드롬에서 개촌식을 갖고 새로운 국가대표 선수촌 시대의 출범을 알렸다. 

 개촌식에는 과거 각 종목에서 한국 스포츠를 널리 알렸던 올드 스타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진천선수촌 시설 자랑에 열을 올렸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아시아의 인어'라는 별명을 얻은 수영 선수 출신 최윤희는 "훈련장을 많이 돌아봤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든 것은 50m 경영 훈련장과 다이빙, 수구 등을 할 수 있는 센터"라면서 "수영인의 한 사람으로서 훌륭한 시설을 만들어 준 정부와 체육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30년 전 훌륭한 시설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말을 이은 최윤희는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에 서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농구 대통령'에서 지금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변신한 허재 감독은 "(선수시절) 태릉선수촌은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와 음식 등이 좋았는데 감독으로 선임된 뒤 진천선수촌에 오니 너무나 좋다"면서 "선수들이 기량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이 잘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인 김광선은 새로운 땅에서 한국 복싱의 부활을 꿈꿨다. 김광선은 "지금의 복싱 침체가 안타깝지만 최고 시설을 갖춘 선수촌에서 열심히 훈련하면 꼭 금메달이 나올 것"이라며 '대한민국 복싱 파이팅'을 크게 외쳤다.

 양궁 기보배는 "태릉선수촌의 3배 규모라고 들었는데 직접 와서보니 정말 놀랍다.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를 봤는데 더욱 운동할 맛이 난다. 양궁장을 넉넉하게 지어주셔서 많은 이들이 와 정보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태릉선수촌에서는 후문으로 몰래 배달 음식을 시켜먹었는데 여기서는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역사의 뒤안길로 향할 태릉선수촌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유네스코가 조선왕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문정왕후의 묘인 태릉과 명종의 묘인 강릉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태릉선수촌은 철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체육계는 태릉선수촌의 역사적 가치를 기리기 위해 문화재청에 문화재 등록을 신청했다. 모든 시설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태릉선수촌이 대한민국 최초 국가대표 선수 훈련 시설인 만큼 최소한 시설이라도 남겨지길 바라고 있다. 

 여자유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미정 용인대 교수는 "태릉선수촌은 대한민국 올림픽 메달의 산실이자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면서 "태릉선수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말에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김미정은 이어 "만약 없어진다면 내 역사 뿐 아니라 대한민국 체육의 역사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문화 유적도 중요하지만 한국 스포츠 혼이 담긴 태릉선수촌이 대한민국 체육의 문화재로 보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보배도 "집보다 태릉에 더 오래 있었다. 정이 많이 들었는데 아쉽다. 찾아갔을 때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보존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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