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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인사보상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얼마나 힘들면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겠는가? 사무실 출근하는 것이 겁이 난다.”
“일선 세무서, 특히 개인납세과 등 비선호부서 근무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인사상 배려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연말 일선 세무서 소득세과와 부가세과를 통합한 개인납세과가 출범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일선 직원들로부터 기피부서 1순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업무하중이 너무 무겁다는 개인납세과 근무 직원들의 푸념은 일선 어느 곳을 가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중간관리자인 과·계장은 물론 관서장들마저 직원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분주한 실정이다.

 

심지어 본청이 주도한 일선 세무서 현장방문에서는 고위급의 위로에 한 직원이 그저 눈물만 흘렸다는 얘기는 지금의 개인납세과 직원들의 심경을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급기야 ‘개인납세과에 가면 개고생’이라는 신조어마저 세정가에 유포되자 국세청은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라는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각종 승진인사에서 일선 세무서, 특히 개인납세과 근무직원 인사우대 방침을 밝힌데 이어, 지난 6일 단행된 6급이하 승진인사에서 이를 반영했다.

 

실제로 1천262명에 달하는 일선 세무서 승진자 가운데, 개인납세과 근무직원이 406명에 달하는 등 과반수에 가까운 49.7%를 점유했다.

 

특승자 비율에서도 개인납세과에서 73명을 배출하는 등 올 한해 고생한 대가를 톡톡하게 보상받았다는 것이 세정가의 전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사 보상의 뒷면에는 인사쏠림 현상이 빚어졌다는 후유증과 함께, 지금의 일선 관서 업무 배분 시스템이 과연 효율적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또한 커지고 있다.

 

세정가 한 관계자는 “개인납세과 직원들이 힘들게 일했기에 이에 대한 적절한 성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관서 각 부서 가운데서 유독 개인납세과에 업무하중이 극심하게 걸린다면 이는 업무재편이 필요하다는 사인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쪽으로 기울여진 업무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 없이 인사보상만으로 불평을 막는다면, 결국 국세행정은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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