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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6. (금)

삼면경

국세청이 '청렴·준법' 외치지만…"직원들만 옭아매는 꼴"

◇…"소수 직원의 일탈일 뿐인데, 국세청 전 직원의 청렴·준법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게 됐다. 잠재적 비위자 취급하는 것인지 조직원으로서 그저 허탈할 뿐이다."

 

국세청이 올해를 '준법·청렴문화 정착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여러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일선 직원들 사이에서는 올초부터 '준법·청렴'이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업무 외 또다른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며 불만이 비등하는 모습.

 

일선 한 관리자는 "지금껏 세법에 따라 징세행정을 엄정하게 집행해 왔는데 별안간 '준법·청렴세정'을 외쳐대니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취지는 십분 공감하지만 이것은 조직 구성원의 사기는 생각지도 않고 스스로 옭아매는 꼴"이라고 주장.

 

한 하위직 직원 역시 "뇌물수수나 음주운전, 골프 등으로 적발되면 승진은 물 건너 갈 뿐만 아니라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직원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인식이 뇌리에 꽉 박혀 있는데 '청렴·세정'을 집중적으로 떠드는 것은 '외부 과시용'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비판.

 

국세청 OB들 또한 목소리가 다르지 않은데, 최근 퇴직한 한 OB는 "국세청 조직의 과(課)와 계(係) 이름을 '청렴세정담당관' '청렴세정계' '준법세정팀' 등 '청렴'과 '준법'이라는 단어를 쓴 게 과연 적절한가?"라고 반문하면서 "'오죽했으면 그랬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조직원들 입장에서는 일부 개인적인 일탈인데 조직원 전체로 그 파장을 확대하는 게 과연 합당한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

 

'준법·청렴문화 정착의 원년'을 위한 국세청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의정부세무서 직원의 억대 뇌물수수 사건, 광주청 과장의 금전관련 사건, 화성세무서 향응사건, 준법·청렴 다짐 전국 등반대회날 서울청 조사1국 직원의 폭행사건, 북인천세무서 양도세 사건, 감사원의 모 지방청 감사지적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이어져 '청렴·준법'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 더 무색하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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