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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5. (목)

경제/기업

재계 "'살아있는 권력' 요구 묵살할 기업 없다"

검찰 발표에 '일단 안도'

 재계는 검찰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하면서 피의자로 입건한다는 중간 수사 발표를 내놓은 것과 관련, 일단 안도의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20일 "오늘 검찰의 중간 수사 발표는 무게의 추(책임)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에게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봐도 '살아있는 권력'이 요구하는데 묵살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아직은 중간 수사 발표이기 때문에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겠지만 일단은 검찰이 강제모금을 인정했다는 사실은 연루된 기업에 있어 한숨을 돌린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비선실세 최순실(60)씨,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9)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일괄기소하고,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들의 범죄행위와 관련해 "상당부분 공모관계가 있다"고 명시하고 피의자로 입건힌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기업들은 안종범 등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각종 인·허가상 어려움과 세무조사의 위험성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해 출연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을 일단 '피해자'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제3자 뇌물 공여 혐의와 관련, 추가 수사 계획을 밝힌 만큼 재단 설립 기금 출연과 별개의 의혹이 불거진 기업들이 뇌물공여자 신분으로 처벌될 가능성은 있다.

기업들은 일단 한 고비는 넘었지만 아직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예상할 수 없어 긴장을 늦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된다는 것도 암초로 남아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결론이 나온 것이 아니고 중간 수사 발표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입장 역시 이와 동일하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피해자'로 언급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온도 차'는 있었다. 롯데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은 어느 정도 부담을 덜은 모양새다.

롯데그룹은 특히 'K스포츠재단 70억원 추가 기부'와 관련, 어떠한 청탁도 없는 것으로 파악돼 한숨은 돌린 분위기다. 하지만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긴장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 중간수사발표에서 언급되지 않은 삼성, CJ, 한진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게 남아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기에는 이르다는 모습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이날 언급되지 않은 재단출연 기업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 특검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아직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반응을 보면 타깃은 기업이 아니라는 분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또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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