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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경제/기업

中 '사드' 경제보복 조짐…유통업계, 제2 마늘파동 우려에 '전전긍긍'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공식화에 대한 보복 조치를 내리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사드 배치가 제 2의 마늘파동을 불어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칫 중국이 한국 관광 금지 조치를 내릴 경우 국내 면세점, 화장품 업계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공산이 커 관련 업계에서는 촉각을 기울이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 이후 지난달 28일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중국 방문을 거절당했다. 김 부위원장은 한류콘텐츠 교류를 위해 장쑤성을 방문하려 했지만 중국 측에서 이를 거부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고위관계자의 일정이 변경돼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중국 측에서 사드 배치를 확정한 이후 한국과의 교류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이상 기류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와 합작을 통해 제작을 하려던 드라마 등은 동시다발적으로 계약이 미뤄지거나 파기되고 있는 상태다.

 

중국의 신문, 방송 등을 총괄하는 광전총국은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에 반발하며 일부 방송 사업자들에게 우리나라 드라마 상영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했다는 설도 돌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보복 조치 발표는 없었지만 '한류 거부' 또는 '한국 배제'의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 조치가 공식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우리나라 정부는 자국의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명분을 내세워 중국산 냉동 및 초산마늘에 관세율을 10배로 올리자 중국이 우리나라의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농가보호를 위해 국제법까지 무시했지만 경제계의 반발에 부딪혀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굴욕을 겪었다.

 

이번 경우도 상황은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공산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이 어떤 조치를 공식화할 경우 큰 틀에서 마늘 파동과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중국이 일본과 센카쿠 열도를 놓고 대립했을 때 ▲수입품 통관 강화 ▲일본 관련 관광상품 판매제한 ▲단체관광객들의 일본 여행 금지 등의 조치를 내린 것에 비춰볼 때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

 

이 경우 우리나라 유통·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전체 관광수입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백화점, 면세점, 여행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폭 줄어들 경우 화장품 업계도 비상에 걸릴 수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스킨케어 시장 점유율이 2009년 0.7%에서 2015년 2.8%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색조 시장 점유율도 0.7%에서 5.3%까지 증가했다. 중국이 수입품에 대한 통관을 강화할 경우 시장 점유율 하락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대중수출기업의 타격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태다.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고 정부도 수출기업을 우대하며 많은 금액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속에서 경제적 제재 조치가 가해질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할 경우 우리나라를 상대로 경제적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며 "정치 이슈를 관철하기 위해 경제를 들고 나와서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와 사드 중 어떤 것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지 여부에 따라 중국의 보복 조치도 달라질 수 있다"며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방법도 무궁무진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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